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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이상기류’/「경쟁력 10% 높이기」로 정책기조 혼선

◎실세금리 급등락… 환율도 갈팡질팡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시장 실세금리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환율도 정신없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경기가 본격적인 냉각기로 접어들면서 인위적인 경기부양보다는 저성장 속의 안정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던 정책방향이 김영삼 대통령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이 불거져 나오면서 1백80도 선회, 경기부양적인 성격의 조치들이 난무함에 따라 금융시장에서는 짙은 불안심리가 팽배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불안심리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것이 바로 시장 실세금리. 대표적인 시장 실세금리인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의 경우 지난 5일 연 12.45%를 정점으로 급락하기 시작, 14일에는 연 11.86%까지 급락했다. 영업 7일만에 0.59%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정부의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의 일환으로 일반은행의 지급준비율을 2%포인트 인하한다는 방침이 전해진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쟁력 강화대책이 통화증발의 소지가 많은데다 지준인하가 다소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회사채수익률은 다시 강한 상승세로 돌아서 16일에는 연12%대에 근접했다. 지난 7월 회사채수익률의 일일 평균변동폭이 0.032%포인트였고 8월에는 0.048%포인트, 9월 0.041%포인트이던 것이 이달들어 15일까지는 0.074%포인트로 크게 높아졌다. 환율의 경우 일중 변동폭이 두드러지게 커지지는 않았지만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인 환율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 돼 버렸다. 원화환율의 일중 변동폭은 지난 8월 1원82전에서 9월에는 2원38전으로 커졌다가 이달들어 14일까지는 다시 2원14전으로 줄어들었다. 그러나 환율의 향후 움직임에 대한 합리적인 예측은 거의 불가능하다는게 시장 참여자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가장 합리적인 예측은 외환 수급에 기초한 전망이지만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한편에서는 원화 절하를, 물가불안을 우려하는 세력은 지나친 절하는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전개하고 있어 외환당국의 정책방향이 어디로 튈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때맞춰 나온 경쟁력 10% 높이기 운동은 외환시장에서 고려해야 할 새로운 외생변수 하나를 추가한 것에 다름 아니다.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낙후된 본질적인 원인은 사회간접자본시설 부족에 따른 과다한 물류비부담과 낮은 연구개발투자, 그리고 과다한 차입금 의존도 등에 기인한다. 물론 인건비나 이자부담이 많다는 점도 그 이유중의 하나일 수 있지만 결정적 원인으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따라서 경쟁력 높이기 운동은 요란한 선전성 구호보다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본질적인 문제를 내실있고 심도있게 분석하고 그에 따라 대책을 세워나가는 방향으로 재정립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증요법으로는 경제주체들의 합리적인 판단력만 흐릴 뿐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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