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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 일본기업들의 「잃어버린 10년」
입력1999-02-24 00:00:00
수정
1999.02.24 00:00:00
張麟泳 국제부차장「히다치」「NEC」 「도시바」
2차세계대전 이후 일본경제발전의 상징적인 기업들로 세계 전기·전자시장을 주물러 온 「3인의 사무라이」이다.
「기술의 히다치」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어온 히다치는 일본 최대의 종합전기·전자메이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과 튼튼한 재무구조로 반도체 컴퓨터 전기 통신 부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온 기업이다.
NEC는 「정보와 통신의 통합」(C&C)을 주 테마로 설정해 세계정상급의 반도체, 정보통신업체로 발돋움한 기업. 반도체부문에서 인텔에 버금가는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도시바는 히다치에 이어 일본 2위의 종합전기·전자메이커로 역시 PC, 반도체부문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은 업체이다.
이들 일본의 간판기업들은 90년대들어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폭락으로 일본경제의 거품이 붕괴됐지만 90년대 중반까지도 각각 4조엔대의 매출과 1,000억엔 이상의 경상이익을 유지했다.
하지만 근 10년째 지속되고 있는 「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는 이들을 결국 적자까지 몰고 갔다. 오는 3월말까지의 98회계연도중 계열사 실적까지 포함한 연결결산에 따른 예상적자액은 히다치 3,750억엔, NEC 1,500억엔, 도시바 170억엔으로 모두 창업 이후 최대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일본 제조업의 간판기업들이 이 정도이니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일본기업들은 최고 전성기였던 80년대에 세계각국의 부동산과 기업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이며 재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90년대들어 일본기업들의 신화도 급속히 시들해졌다. 일부 일본기업인들은 90년대를 「잃어버린 10년」으로 부른다.
그동안 미국기업들은 불필요하거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부문을 과감하게 매각하며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정보통신과 관련된 지식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 대가로 미국경제는 8년째 경기호황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경험에 비춰 최근 일본기업들은 일본적인 생산방식과 경영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업재생을 위한 결단」을 내리고 있다.
적자를 더이상 숨기지 않고 그대로 결산실적에 반영시키는 한편 수익성이 없는 사업체를 매각하고 복수의 사업부문을 독립회사로 분리하는 등 양적인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실시하기 시작했다. 또 구미기업들이 채택하고 있는 주주중시경영기법과 집행이사회제도의 도입 등 질적인 구조조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은 시도에 대해 일부 외국기업들 사이에서는 『일본기업들이 드디어 「고용과 수익」이라는 올무에서 벗어나 「이익」을 중시하는 경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연 일본기업들의 이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어 2000년대에는 읾어버린 10년을 되찾을 수 있을까. 구조조정 회오리의 한가운데 있는 우리기업들로서도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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