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선임한다는 내용의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직인이 찍힌 임명장이 공개됐다.
신 전 부회장이 제시한 이 문서는 신 총괄회장이 자신을 한국 롯데그룹 회장으로 임명하며 차남인 신동빈 한국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승인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서 작성 날짜로 보면 7월 15일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만들어진 것으로 돼 있다.
신 총괄회장이 글씨를 쓰지는 않았지만 서명을 하고 도장도 찍었다는 게 문서를 공개한 신 전 부회장의 주장이다.
문서의 법적 효력에 대해서는 상법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상법은 법인 등 기관의 대표이사나 이사 등은 이사회나 주주총회에서 선출되거나 해임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총수 등 특정인이 대표이사나 이사를 해임하도록 지시했을 경우에는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기업오너의 해임 지시를 사실상의 인사권으로 해석한다 하더라도 이사회나 주주총회를 거쳐 결의가 이뤄져야만 효력이 생긴다는 것이 법조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롯데그룹 경영권 후계구도와 관련, 동생인 신 회장과 정면 충돌하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이 부친이자 창업주인 신 총괄부회장의 서명이나 직인이 찍힌 인사와 관련된 서명서를 특정 언론에 공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부친의 경영권 승계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내세우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마도 신 총괄회장의 서명이 있는 문서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는 것을 신 전 부회장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도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부친의 뜻을 일본과 한국의 주요 주주들에게 알리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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