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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경제와 가정교육/김진만 한미은행장(로터리)

바깥 날씨가 요즈음처럼 제법 겨울을 느끼게 할 때면 문득문득 옛날 고향에서 등하교길에 텅빈 들판을 가로질러 달겨드는 칼바람에 콧등이 얼어붙던 시절의 일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떠오르곤 한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한파가 올 겨울을 더 한층 차갑게 느끼게 한다.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힘들기는 하지만 이쯤에서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한다. 국가의 경제나 가정의 살림살이나 그 원리에 있어서는 크게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작은 살림이야 허리띠를 졸라매고 더욱 열심히 일해서 벌면 살림의 내용이 착실해지고 초기단계에서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이다. 그러나 살림이 어느 정도 커지고 상당한 부가 축적되면 식구들의 보상요구가 커지고 이웃들의 눈치도 달라지며 사회적 책임도 커질 것이다. 또한 사치와 향락에의 유혹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여기에서 지속적 번영과 몰락의 갈림길이 나타날 것이다. 바로 이러한 갈림길에 우리 경제가 이르렀다고 본다. 이미 꽤 오래전부터 여러가지 불길한 징후가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미처 알아채지 못하였거나 또는 짐작은 하였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꾸물거리다가 결국은 낭패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남에 의하여 선택의 폭이 거의 없는 대책을 강요당하게 되어 몹시 자존심 상하고 당황스러운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어쩌다 우리 경제가 이 지경이 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자신들이 모두 경영을 잘못한 탓이다. 국가의 경영, 기업의 경영, 그리고 가정의 경영 전반에 걸쳐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문제를 알고 고통스럽더라도 그것을 하루빨리 고치는 것이 해결책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중의 하나는 가정교육을 바로잡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휼륭한 2세를 길러내는 것은 절대로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모든 가정의 기본적인 사회적 의무일 것이다. 하나의 방안으로서 옛날 우리가 받았던 엄격한 가정 교육을 주장한다. 확고한 가치관과 근검절약 및 적절한 자제력은 시대를 뛰어넘는 불변의 덕목으로 상식화되어야 한다. 그 옛날 등하교길이 아무리 추웠어도 우리는 따뜻한 가정과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도록 훈련하신 부모님의 엄격한 가르침 아래 큰 포부를 가지고 살았다. 우리들의 2세들은 지금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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