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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분기·내년중/경기 언제 회복되나(논쟁)

◎ 연초부터 잇따른 대기업의 부도사태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희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반면 수출, 산업생산, 재고 등 지표상으로는 국내 경기가 이미 바닥지점 근처에 머물고 있거나 서서히 회복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체감경기와 지표상 경기의 이같은 괴리감은 과연 무엇때문인가. 또 국내 경기는 언제쯤 현재의 침체양상을 박차고 본격적인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까. 민관경제연구소의 전문가 기고를 통해 현재의 경기상황과 향후 전망을 짚어본다.<편집자 주> ◎올 4분기/재고율 하락뚜렷 연말 상승세/7월이후 출하가 재고증가율 앞질러/엔 강세 하반기수출 매월 20%씩 늘어/자본·원자재 수입둔화 무역적자 감소도 가시화 기아사태 등으로 경제가 어수선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주요 지표로 볼 때는 경제가 본격 회복궤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여겨진다. 우선 순환적인 측면에서 재고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작년중 수개월에 걸쳐 20%를 넘었던 재고증가율이 금년들어서는 하락추세를 지속하여 7월에는 9.6%의 한자리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재고증가율 하락은 기업들이 머지않아 산업생산을 본격 증대시킬 수 있음을 의미하며, 이는 본격 경기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 제조업의 출하지수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경기회복을 이끌고 있다. ○산업생산활동 활발 제조업의 경기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서 흔히 활용되는 재고율(재고지수를 출하지수로 나눈 값의 백분비)은 금년 1월에 1백18.2로 정점에 달했으나 그 이후 하락조짐이 가시화되어 7월에는 1백10.4를 나타냈다. 다시 말해서 최근 출하지수가 재고지수보다 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곧 기업의 생산활동이 활성화되어 경기가 본격 회복궤도에 진입할 수 있음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수요측면에서 성장을 지탱하는 요소중 민간소비지출은 일단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났다고 판단되나 경기하강의 여파와 경기후행적인 성격으로 인하여 앞으로 당분간 뚜렷한 회복세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작년중 중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대형투자가 마무리되고 기업들의 경기 향방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데다, 구조조정의 차원에서 기업들이 신규 설비투자에 대하여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어 금년중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대외거래면에서는 최근 수출이 높은 증가율을 보여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금년 1분기만 해도 마이너스를 나타냈던 수출증가율이 4월 이후 플러스로 돌아섰으며, 6월부터는 두자리수의 높은 증가율을 시현하고 있다. 수출단가하락 요인을 제외한 물량 측면에서 볼 때 수출증가율은 현재 매월 20%를 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95년 8월이후 2년여에 걸쳐 지속된 원화가치 하락, 금년 5월이후 강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치, 그리고 세계경제의 호조지속 등이 앞으로 수출증가에 청신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경제 호조 지속 최근 계절적 요인 등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반도체 가격도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수요증가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철강가격도 국제철강경기의 회복으로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등 수출회복을 떠받치는 호재도 존재하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자본재, 원자재, 소비재 모두 수입이 뚜렷이 둔화되어 무역적자 폭도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무역적자 축소는 성장률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선행지수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이 금년 2월이후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재고조정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4분기이후 경기는 본격 회복궤도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설비투자도 활성화 다만 금년 말에서 내년 초까지는 수출이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는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서 다소 불안하다고 하는 것은 수출을 결정하는 변수의 대부분이 엔화 환율, 주요 소재가격 향방, 세계경기 등 우리의 통제 밖에 있는 외생변수이며, 따라서 이들 변수 여하에 따라 수출과 성장이 받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돌발 사태가 없는 한 이들 외생변수가 수출 및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중반 이후부터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회복세를 보이고 민간소비도 활기를 띠면서 성장의 모습이 소비, 투자, 수출에 의해서 지탱되는 보다 안정적인 것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이나 일반인들은 통상 경기저점이 나타나고 반년쯤 지나서 경기회복을 실감하므로 내년 중반 이후에 경기회복을 실감할 것으로 여겨진다. □온기운 약력 ▲55년 전북 출생 ▲한국외대 경제학과 ▲일고베대 경제학박사 ▲현산업연구원 분석실장 ◎내년중/수출간판품목 교역악화 여전/반도체·철강 등 공급과잉 가격폭락세/중화학위주 산업구조 재고 되레 증가/서비스부문 경쟁력취약 80억불 규모 적자예상 금년도 우리 경제는 대기업이 잇따라 도산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가운데서도 6.1%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OECD국가중 그 어느 나라도 이정도 성장을 기록한 나라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지금 불황감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 이는 95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의 국제가격이 세계적인 공급과잉으로 폭락세를 나타내고 있어 2년 연속 우리의 교역조건이 연평균 12%나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추산에 의하면 96년중 교역조건의 악화로 해외로 유출된 소득이 1백70억달러에 이르러 경상수지 계정상의 무역수지 적자규모인 1백53억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유출 170억불 이러한 대외적 충격이 없었다면 금년에도 우리 경제는 구조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흑자를 이루는 가운데 고속성장을 구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수출기업들은 급격한 채산성 악화에 직면해 있고 가계도 소득정체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다 80년대 중반 이후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대형 제조업과 장치산업인 중화학 위주로 전환됨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수요 변화에 대응하여 생산을 신축적으로 조장하기 어렵게 되었다. 이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의 수요 부진으로 인한 기업의 과다재고는 또 다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결과 지표상의 실질성장률과 기업의 가계가 체감하는 성장률사이에는 심한 괴리 현상이 그 어느때보다 확대되고 있다 하겠다. 실로 현재 우리 기업들은 생산과 수출을 통해 이익을 얻지 못하는 헛장사를 하고 있고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과 고용 및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실업률 3% 증가 전망 그러면 내년의 우리 경제는 어떠할 것인가. 한마디로 내년중 우리 경제는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표상으로는 작년보다 다소 회복된 6.8% 정도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도 세계경제가 3%정도의 안정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그 동안 우리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하던 엔화 약세추세도 일본의 경기 회복과 함께 상당부분 시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회복세는 과거 경기회복 초년도 국내총생산 증가율이 2∼3% 정도 반등한 것에 비하면 미약한 것이라 하겠다. 내년중에도 교역조건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어 국내 소비수요는 계속 부진할 섯으로 보이는데다 설비투자도 기업들의 과다채무와 수익성 악화로 크게 확대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어 경기의 힘친 회복은 기대할 수 없을 것같다. 다가오는 새해에도 우리의 희망과는 달리 교역조건의 악화와 과다재고로 인한 소득감소를 감안한 체감성장률이 96년이후 3년 연속으로 실질경제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는 5%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중 지수상의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신규채용의 감소로 실업률은 오히려 3%대로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금융시장 경색우려 물가의 경우는 그동안의 금융경색 해소를 위한 통화량 증대와 원화 절하로 내년중 소비자물가 기준으로 상승률이 금년보다 다소 높은 4.9%에 이를 전망이다. 그러나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유통부문의 혁신이 가속되면서 물가상승률은 5%미만의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경상수지는 지속되는 수출증가세에 힘입어 98년중 금년의 1백50억달러 적자에서 1백10억달러로 적자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무역수지는 20억달러로 적자규모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나 무역외수지는 우리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취약으로 80억달러 규모의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요약컨데 현재 우리 경제는 교역조건의 악화와 저수익으로 인한 투자기회의 소진으로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6%대의 성장을 크게 상회하지 못하는 안정성장시대로 진입하는 전환기에 처해 있다. 앞으로는 과거 고속성장을 가능하게 했던 차입에 의존한 대규모 조립산업의 육성정책, 즉 우리의 개발경제시스템으로는 21세기 지적능력이 강조되는 첨단정보화시대에 접어들어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 하겠다. 만약 내년중 현재 달러당 1백20엔을 상회하는 엔화가 절상되지 못하고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대기업 부도 사태로 금융시장의 경색현상이 재발된다면 이러한 경제전망도 낙관적인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정문건 약력 ▲52년 부산 출생 ▲ 한국외대 영어학과 ▲미밴더빌트대 경제학박사 ▲현 삼성경제연구소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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