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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장난감 탱크'장관(?)
입력1998-11-12 00:00:00
수정
1998.11.12 00:00:00
산업부 백재현 기자지난 11일 국정감사 마지막날. 과학기술정보통신위의 정보통신부에 대한 감사는 「감청(監聽) 국감」이란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시종 감청관련 자료 제출 여부를 놓고 밤늦도록 옥신각신하다 끝이 났다. 21세기 국운을 좌우할 정보통신정책에 대한 감사는 끝내 얼굴도 내밀지 못했다. 많은 공무원들이 며칠씩 밤 새워 준비한 답변자료는 서면제출이란 형식으로 빛을 보지 못했음은 물론이다.
감사에서 배순훈(裵洵勳) 정보통신부장관은 『감청관련 서류 제출이 불가하다는 법무부의 회신 자료를 제출하라』는 의원들의 요구에 『법무부와 협의할 사항이니 양해해 달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裵장관을「장난감 탱크」로 몰아붙였다. 裵장관의 별명인「탱크장관」을 소신이 없다는 이유로 이렇게 빗댄 것.
같은 시각 교육부 감사장에서는 이해찬(李海瓚)장관이 『답변할 가치가 있는 질문에만 답변하겠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아 감사가 중단되고 있었다. 李장관의 태도에 비하면 裵장관의 답변 태도는 확실히 소신이 없었다.
민간기업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화려한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입각했던 「탱크장관」이 취임 8개월만에 장난감 탱크로 내몰리는 순간이었다.
국감 전에 裵장관은 정보화 선도사업, 우정사업 개혁등 그동안 자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일에 대해 은근히 PR할 수 있는 장으로까지 생각했다는 것이 주변의 귀띔이다. 평소 『정부 고위층이나 사회지도층이 말로만 정보화의 중요성을 역설할뿐 실제로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해온 그로서는 국감의 장을 빌어 정보화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어 했을 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로 裵장관의 생각은「장난감 탱크」란 오명만 뒤집어 쓰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나 IMF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우리 경제에 필요한 것은 대포를 쏘는 탱크의 파괴력이 아니라 장애물을 거침없이 밀어붙이고 나가는 탱크의 강한 추진력이다. 대포를 펑펑 쏘지 못한다고 탱크가 장난감으로 폄하되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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