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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장관의 사라진 '재벌' 발언
입력2005-10-20 11:45:57
수정
2005.10.20 11:45:57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열린 한국경제연구원 포럼에서 `사회양극화와 참여정부의 보건복지 정책방향'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당초 배포한 강연자료에는 그의 재벌관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을 상당히 언급해 놓았으나 최종 자료에서는 이 내용이 사라져 관심을 모고 있다.
김 장관은 강연 전날인 19일 오후 한경연을 통해 미리 기자들에게 배포한 강연자료에서 `재벌에 대하여'라는 소제목으로 A4 용지 5쪽이 넘는 분량의 재벌과 삼성,지배구조 관련 문제점 및 대안을 다룬 발언을 언급해 놓았었다.
내용을 보면 `외국에 나가서 보는 한국재벌의 로고에 감동하지만 국내 뉴스에서들리는 재벌의 추한 모습에 경악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기업이기도 하지만 지배구조는 세계적으로 가장 취약하기도 하다. 재벌은 한국경제가 안고있는 각종 모순의 총화다. 재벌이라는 매듭을 풀어야 한국경제의 미래가 열린다'는것 등이다.
또한 `재벌은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든 말든 신자유주의를 환호하며 비정규직 양산 등으로 고용유연성 강화라는 혜택을 누리면서도 재벌가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선각종 규제를 풀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재벌에게는 유리한 것만 달라는 매우 이기적인 발상이다'라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었다.
삼성 및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서도 `(국민들은) 삼성이라는 기업을 최고의 기업으로 치면서도 재벌 해체적 성격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삼성가의 편법증여 문제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국민 법감정의 문제이다. 사회적 질서와 법을 어기는 행태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것이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하다. 재벌 스스로 현재의 지배구조가 유효한 수단임을 증명해야 한다'고 언급해 놓았었다.
그러나 이날 밤 무슨 이유인지, 한경연은 김 장관의 수정된 강연자료를 배포했고 이 자료에서는 재벌 관련 부분이 빠졌다.
이렇게 되자 그 배경이 궁금해졌고, 재계의 본산인 전국경제인연합회 유관기관인 한경연이 주최하는 포럼 강연에서 김 장관이 재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낀 한경연측이 김 장관측에 뭔가 요청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보좌하는 사람들이 강연 시간 문제 등도 있고 하니 이번에는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 빼게 됐다"며 "재벌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에얘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니 이번에는 (당초 강연자료를 언론에서) 다루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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