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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색된 남북관계 경협으로 풀어야"

■ 남북 첫 합영회사 평양대마방직 준공<br>양측 최악상황 우려 떨치지 못하면서도 "사업 활성화" 한목소리

김정태(왼쪽 네번째) 안동대마방직 회장과 박창련(〃세번째) 민경련 부회장 등이 지난달 30일 평양 선교구역 영제동 공장에서 열린 평양대마방직 합영회사 준공식에서 기념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평양대마방직 준공식을 계기로 제2, 제3의 합영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측 리기완 명지총회사 부총사장) “(대결 수위가) 99%까지 왔는데 1%가 잘못되면 전면 차단이다. 전쟁 나면 한반도에 남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 (북측 남북경협의 한 관계자) 평양대마방직 준공식에 참석한 방북단을 맞은 북측 인사들의 발언은 일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남북관계 전면 차단 가능성을 내세워 방북단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정상선언의 이행을 통해 남북경협이 더 활발히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었다. 방점은 남북경협 활성화에 찍혀 있었다. 경색된 남북관계의 실마리는 결국 경제협력을 통해 풀어야 한다는 뜻으로 들렸다. 준공식에 참석한 남측 기업인들도 남측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북측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9일 개최된 준공식은 일부 행사가 취소되는 등 차질을 빚으며 지연됐으며 남측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대북투자 합동설명회도 예정보다 축소 개최되는 등 방북 첫날부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실제 북한이 남북관계 전면중단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방북 일행인 경제분야 북한 전문가는 “요즘 대남조직들이 대거 교체되고 있는데 이는 대남노선이 남북관계 전면차단으로 가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며 “최근에 잇따르는 중국 자본 유치 역시 남북경협 차단에 대비하는 포석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겉으로는 이처럼 긴장된 모습이었지만 북측 관계자들은 준공식 등 남측 방북단과 함께 하는 행사마다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정상선언의 이행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두 선언을 바탕으로 남북경협이 한층 발전하기를 희망했다.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장과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수석대표를 지낸 박창련 민경련 부회장은 방북 첫날 만찬장 환영사에서 “6ㆍ15공동선언과 10ㆍ4정상선언을 구현해나가면 어떤 난관도 극복하고 북남 경제협력에도 결실을 맺을 수 있다”며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따라 북남 경제협력 사업을 더 활발히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북측 관계자들도 “세계 경제가 어려운 이런 때일수록 뭔가 사업하자고 하면 얼마나 좋은가”라고 거들었다. 명지ㆍ삼천리ㆍ새별ㆍ광명성총회사 등 대남 경협 책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대북사업을 진행하고 있거나 준비하고 있는 50여명의 남측 기업인 대표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 자리에서 김일호 삼천리총회사 총사장은 “북남 경제인이 손을 잡으면 세계적 첨단제품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며 남북경협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특히 남측 기업인들이 북측의 기술수준과 투자여건, 운송 및 통신방법 등을 자세히 문의하자 “더 얘기할 것이 있다면 내일이든 모레든 (협의가) 가능하다”며 적극적 자세를 보이기도 했다. 남측 인사 중 담수설비업체인 함정대 함참의 대표는 “말도 통하고 기술력도 높은 북한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사업을 제안했다”고 밝혔으며 또 다른 남측 기업인도 “사업성을 타진하는 정도에서 방북 하게 됐는데 본격적 사업 추진을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김정태 안동대마방직 회장은 “자원도 근로자도 부족한 상황에서 대북투자사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며 “북측의 도로ㆍ산업시설 등 각종 인프라에 대한 사업투자와 지하자원 개발 등을 통해 최소한 20~30년 동안 일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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