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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의 남성학]‘섹스폭탄’의 위력
입력2004-03-17 00:00:00
수정
2004.03.17 00:00:00
1941년 태평양전쟁 당시 미 중앙정보국은 기발한 착상을 내놓았다. 최전선에 배치된 군인들에게 `섹스폭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졏슬뵈吠? 얼핏 들으면 상상이 가지 않지만 그것은 마릴린 먼로를 비롯해 젖가슴과 엉덩이가 풍만하고 섹시한 글래머 여배우의 누드가 담긴 요염한 포스터였다.
포스터 한 장이 사선을 넘나드는 병사들에게 무슨 효과가 있겠냐고 반문할 지 모르지만 미 중앙정보국은 되도록 많은 섹스 폭탄을 쉴새 없이 풍성히 전선에 투하했다.?
결과는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었고 위력적이었다. 장병들은 긴박한 전쟁터에서도 섹스폭탄 덕택에 공포와 두려움에서 벗어나 안정되고 쾌적한 기분으로 전쟁에 임할 수 있었다. 일본이 식민지의 어린 소녀들을 종군위안부라는 명목으로 전쟁터로 내몰아 성욕에 굶주린 병사들의 노리갯감으로 희생시켰다면 미국은 훨씬 도덕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효과도 월등히 좋았다.
미국 병사들은 상공에 뿌려지는 여성들의 누드 포스터를 철모 속에, 주머니에, 수첩 갈피에 끼우고 포스터 속의 여인과 달콤한 상상으로 공포를 이겨내며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이처럼 극도의 공포에도 뛰어난 특효를 발휘한 섹스연상요법을 과학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나왔다.
얼마 전 미국의 주간지 `월드 위클리 뉴스`는 존스 홉킨스의대 마취전문의 피터 스태츠 박사의 연구결과를 인용, “통증을 극복하는 데는 섹스와 같이 몰입성 긍정적 사고가 즉효”라고 보도했다. 스태츠 박사는 연구원 40여명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손을 얼음물에 담그고 각각 다른 생각을 하면서 통증을 참는 실험을 했다.
첫번째 그룹은 산책을 하는 등 그저 평범한 생각을 하도록 했고, 두 번째 그룹은 아무런 생각 없이 얼음물에 담근 손을 바라보도록 했다. 나머지 그룹은 격렬한 섹스장면과 이성의 알몸을 연상하도록 했는데 그 결과 섹스 생각에 몰입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무려 3배나 더 긴 시간 동안 통증을 참아냈다.?
스태츠 박사는 “이번 실험은 사람의 고통 전환과 생각 몰두의 상관 관계를 조사한 것”이라면서 “섹스행위 자체가 치유법이라고 말할 수 없지만 사람이 한 곳에 몰두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데는 섹스가 최고”라고 말했다.연구팀은 또 적당한 섹스는 통증 해소에 도움을 주지만 정신적 몰입을 배제한 실제 과다한 섹스는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밝혔다.
삶이 고단할 때, 잠시 짬을 내어 눈을 감고 에로틱한 생각을 해 보면 어떨까.
/drkim@drim2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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