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돔시티자산관리㈜는 지난 2일 판교 '알파돔시티 C블록' 업무시설의 임대설명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의 관계자들을 초대해 진행된 이날 행사에 쓰인 비용은 약 400여 만원. 연면적 122만㎡, 총사업비 5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PF 사업이라는 이름에 비춰보면 소박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알파돔시티는 이 소박한 행사를 추진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큰 예산이 드는 행사가 아니었음에도 이를 결재 받기까지 너무 복잡한 과정과 긴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유는 알파돔시티 사업의 주인이 명확하지 않고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생겨난 일이다.
알파돔시티 사업과 관련된 결정은 간사회·이사회·주주총회 등을 거친 후에 이뤄진다. 간사회에는 15개 투자사가 모두 속해 있고 이사회에는 의장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롯데건설, 두산건설, 산업은행, 단호학원 등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15개 투자사가 모두 각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데 있다. 본인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한 탓에 사업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다.
알파돔시티 사업은 앞서 무산될 뻔했던 경험이 있다. 2013년 겨우 사업을 재개해 8월 현대백화점이 문을 열고 11월 C블록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도 6-1·2·3·4블록과 7-1블록 등 총 5만㎡에 달하는 면적에 대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현재 진행 사항으로 봐서는 순항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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