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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 평수
입력2002-09-01 00:00:00
수정
2002.09.01 00:00:00
유럽 남성들의 표준적인 코 사이즈가 길이 5.8㎝ 높이 2.6㎝로 조사됐다고 한다. 과학자와 의사들이 코의 크기와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조사해봤더니 그런 숫자가 나왔다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큰 코가 질병에 강한지 아니면 작은 코가 건강에 더 이로운지 코 사이즈와 질병의 상관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문외한의 생각으로도 코는 호흡의 첫 관문임으로 그 사이즈와 형태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치리라고 짐작된다. 질병과의 상관관계는 앞으로 더 연구돼야 할 과제이지만 코의 크기와 생김새는 옛날부터 미(美)의 기준이 돼오고 있다. 그리스 조각에 새겨진 남녀의 코는 모두 오뚝하고 이쁘다. 납작코나 들창코는 없다. 서양과는 달리 동양에서는 너무 큰 코는 말코라 해서 배척하는 점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예쁜 코가 미남미녀의 기본임은 다르지 않다. 코의 생김새는 또 동양에서는 관상(觀相)의 중요한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얼굴이나 신체의 생김새를 관찰해 운명을 점치는 것이 관상인데 코는 중년의 운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한다. 코는 호흡기관이므로 그 생김새가 건강과 관련이 있음직하며 건강과 운세간에도 관련이 있음직하므로 코의 모양새를 살펴 운세를 짐작하는 동양의 관상술은 코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이제야 살피기 시작한 최근의 서양의학보다 어떤 면에서는 훨씬 앞선 착상이라고 할 수도 있다. 우리 속담에 '코 큰 거지는 없다'는 말이 있다. 유심히 살펴보면 성공한 사람의 코는 대개 크다. 예쁘게 잘 생겼다기보다 코 평수가 넓다. 특히 정치가의 경우, 예를 들어 대통령이 된 사람은 코구멍이 다른 사람에 비해 넓다. 그 넓은 코구멍으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산소를 흡입해 더 정력적으로 또 더 공격적으로 활동해 대성했는지 모른다. 기업가들의 코구멍은 그리 크지 않다. 숨을 죽이고 조심해야 하는 것이 기업가로서의 성공조건이기 때문에 큰 코의 기업가는 드물고 작은 코의 기업가만 있게 됐는지도 모른다. 코의 생김새는 부모에게서 타고 난 것이다. 성형수술로서 그 모양새를 바꿀 수 있을지 모르나 그렇게 바꾼 모양새를 자식에게 물려줄 수 없는 점이 코의 비극이라고 할 수 있다. 정태성(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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