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펀드보유분 내년 1월께 장외매각 방안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측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취득에 대해 법원과 금융감독원이 KCC측에 불리한 결정을 내렸거나 검토중이어서 KCC의 현대엘리베이터 경영권 인수 무산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감독원은 2일 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과 KCC측이 펀드를 통해 취득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63%(뮤추얼펀드 7.81%, 사모펀드 12.82%)에 대해 주식처분명령을 내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년 1월이후 장외매각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정 명예회장과 KCC측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취득 과정에서 `5% 룰`공시위반을 한 만큼 주식처분명령을 내리는데 문제가 없다는 게 금감원 내부의 지배적 의견”이라며 “주식처분명령이 확정되면 내년 1월 이후 장외에서 제3자에게 매각토록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관련기사 12면

이 관계자는 장외매각 유도에 대해 “원칙적으로 장내에서 이루어져야 하지만 이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이 우려되는 만큼 의결권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보완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년 주주총회에 맞춰 이 달 중 주주명부가 폐쇄되기 때문에 내년 1월 이후 장외에서 제3자가 주식을 사더라도 의결권이 없다”며 “KCC도 의결권 제한대상이기 때문에 지분을 가지고 있어도 행사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지법 민사 50부는 이날 현대엘리베이터가 KCC의 자회사인 금강종합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8만주에 대해 제기한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현대측의 주장에 이유가 있다`며 받아들였다. 현대측은 지난 8월 KCC측의 현대엘리베이터 주식매입 목적이 당초 내세운 경영권 방어가 아닌 경영권 행사를 위한 것이었다며 주식처분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었다. 이번 결정으로 금강종합건설은 이 주식 8만주를 매매ㆍ공여 등 일체의 처분을 할 수 없게 됐고 정 명예회장측이 보유한 다른 지분에 대해서도 동일한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측이 이들 지분을 우호세력에 매각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도 어렵게 됐다.

<송영규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