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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수출 동시 추락… 신차 생산계획도 안갯속

■ Hot 이슈-위기의 한국GM 어디로 가나

강성노조에 부정인식 커지자 본사측 "추가 생산배정 없다"

올 노사협상이 분수령될 듯


한국GM의 생산성과 강성노조에 대한 제너럴모터스(GM) 본사의 압박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일회성 경고 수준을 넘어 GM의 아시아의 생산기지 전략이 바뀐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돈다.

한국GM은 "국내 생산을 해외로 돌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지만 '스파크'를 제외한 신형차의 국내 추가 생산계획이 나오지 않으면서 한국GM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GM의 생산공장에서 고민거리로=4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스테판 자코비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에서의) 강력한 노조는 큰 어려움"이라며 "한국에서의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있는 공장을 닫을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면서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국GM이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외신들은 GM이 아시아에서 한국 대신 인도를 새로운 수출기지로 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코비의 한국GM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은 처음이 아니지만 꾸준히,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게 문제다. 그는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최근 6∼7년 사이 너무 많이 올라버린 인건비"라며 "한국 노조는 노사 간 협조를 통한 지속가능 경영에 관심이 없고 협조도 하려 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입지 좁아지는 한국GM=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은 4일 아시아 생산기지의 인도 이전설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존 '스파크'가 한국에서 생산돼 해외로 수출되고 있는데 이것을 인도에서 생산한다는 것"이라며 "한국에서는 차세대 '스파크'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인도로 생산이관을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국GM 입장에서는 생산량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는 얘기지만 기존 '스파크' 생산물량은 인도로 가는 것이고 추가적인 증산은 없다는 의미다.

상대적으로 보면 생산량은 감소하는 셈이다. 특히 신형 '말리부'나 '임팔라'에 대한 국내 생산계획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실제 자코비 사장을 포함한 본사 경영진은 한국의 생산성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신차생산 물량 배정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GM의 매출은 12조9,181억원으로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로 전년보다 무려 2조6,800억원가량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 등의 영향으로 수출마저 줄고 있다.



신차 배정이 어렵다면 수출을 통해 활로를 뚫어야 하지만 이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GM의 수출 물량은 2007년 80만7,729대에서 지난해 47만6,755대로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체 생산대수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86%에서 지난해 75.5%(국내 15만4,381대, 해외 47만6,755대)로 줄었다. 주력인 수출 물량 감소로 지난해 1,485억원 적자를 봤다.

실적도 바닥인데 지난달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했음에도 국내외 판매량은 5만2,746대로 전월 대비 -2.9%, 전년 동월 대비 -12.1%나 급감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 고전하고 있다.

◇올해 노조협상이 관건=업계에서는 올해 노조와의 임금협상이 향후 한국GM의 미래를 가를 중요한 분기점이라고 보고 있다. 노조가 성과급 500% 지급요구처럼 GM 측에 꼬투리 잡힐 일을 계속해서 제공하면 GM의 생산기지 조정은 자연스러운 수순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한국GM의 생산량이 오는 2025년에는 현재보다 3분의1 이상 줄어든 36만5,000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협상 전망은 어둡다.

최근 사측과 노조는 임협을 위한 상견례를 했지만 서로 의견차이만 확인했다. 노조 측에서는 임협임에도 생산물량 확보를 주로 얘기했지만 사측은 무파업 및 적자 타개를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GM 본사의 압박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며 "올해 한국GM 노사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지 못하면 GM 본사는 수익성을 기준으로 글로벌 전략 수정에 나서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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