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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투데이=본지특약] 경기침체가 마음도 좀먹는다

우울증·부부갈등서 약물중독·자살충동까지경기 침체의 여파로 지난 1월 실직 당한 케네스 코트씨는 요즘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로 62세인 코트씨는 17년 동안 몸담아 온 하이테크 업체를 그만둔 이후 잠과 술을 유일한 위안으로 삼다 결국 최근 우울증을 전문으로 하는 심리치료사를 찾기에 이르렀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실직과 재정 악화 등에 대한 염려로 심리적 공황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심한 우울증세와 불안, 약물 중독, 부부간의 갈등, 자살 충동을 호소하고 있어 경제적 위기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전년대비 가장 큰 폭의 실업률 상승을 기록한 뉴멕시코주의 경우 지난해 자살률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카고 소재 상담소인 컴사이에 따르면 올해 재정 문제로 인한 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전년에 비해 35%가량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 침체로 인해 양산되고 있는 각종 심리적 부작용들을 살펴본다. ▶ 우울증 캐나다의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실직을 경험한 적이 있는 남성 중 30%이상이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는 실직을 경험하지 않은 남성 중 16%가 정신적인 문제를 일으킨 것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 실직을 경험한 여성들의 경우 36%가 정신질환을 일으켰다. 직장에서 해고된 경험이 없는 여성들의 경우 23%가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 성별에 관계없이 실직이 정신적인 건강 상태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이 입증됐다. 일시적으로 의기소침한 상태와 달리 심리적 질환의 하나인 우울증은 2주 이상 지속되며 불안 초조, 불면증, 체중의 급격한 감소 또는 증가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워싱턴에서 심리 상담 치료소를 운영하고 있는 마크 고킨은 "경제적인 문제들이 생체 내 화학물질분비의 불균형을 일으켜 심각한 우울증세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단순히 운동이나 친교활동 등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반드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 약물 남용 컬럼비아 대학 약물 남용국립연구소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미국 25개 주 대부분에서 마약복용과 알코올 중독 등 약물 남용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9.11테러 사태 이후 경기 불황과 감원열풍이 이 같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약물 남용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전문치료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 커다란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됐다. ▶ 자살 최근 사회문제전문 잡지 '소셜로지컬 포커스'에 실린 미국 국립 건강 서비스 데이터의 조사에 따르면 실직기간동안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예로 지난 1980년 미국의 경기 침체기중 실업률이 증가하면서 자살건수 역시 한해에 900건 이상 증가했다. 또 심각한 우울증 환자들의 15%가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이 보고서는 밝혔다. ▶ 직장 스트레스 직장을 잃지 않은 사람들 역시 실업에 대한 불안감이나 경제적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갤럽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직장인 10명중 7명이 직업에 관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10명중 1명만이 전혀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정신질환들이 회복되는 데는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이 걸리는 경우도 많다"며 "특히 실직이나 장기 실업의 경우 자아 존중감과 자신감을 심하게 훼손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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