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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공연가 두편의 '오델로'

연극 '오텔로', 오페라 '오델로' 올 가을 공연가가 어느 해보다도 양질의 작품으로 편만, 공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연극 및 오페라로 내달 잇달아 공연될 ‘오델로’도 그 중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 원작 자체의 무게도 무게려니와 재해석된 각 공연물의 완성도도 놓치기 힘든 수준이다. 연극 ‘리투아니아, 네크로슈스의 오델로’는 내달 3~6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며 베르디 작곡의 오페라 ‘오텔로’는 10월9~12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베르디 오페라 ‘오텔로’ 19세기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가 극작가 아리고 보이토의 대본을 바탕으로 작곡한 베르디 말기의 걸작. 내달 서울 무대에 설 오페라 ‘오텔로’(이탈리어 발음으로는 ‘오텔로’라 읽는다)는 예술의전당이 국내 최초로 영국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이 세기 가장 위대한 오페라 연출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엘리야 모진스키의 1986년 버전이어서 더욱 화제가 됐으며 연출, 지휘, 무대 및 의상, 조명 등 공연 하드웨어 전부를 로열 오페라단 작품 그대로 들여온다. 총 제작비 6억 여원 중 1/3 가량이 영국 측에 할당되는 수준. 리바이벌 연출은 로열 오페라단의 스탭 연출가로 활동중인 빌 뱅크스 존스 영국 떼뜨 아 떼뜨 극장 예술감독이 맡는다. 서울공연 연출가 빌 뱅크스 존스는 ‘공연 초반 20분을 절대로 놓치지 말 것’이라 권한다. 셰익스피어의 원작에는 없는 부분인데 천둥소리, 레이저 빔, 빠른 무대 전환 등으로 전쟁터의 긴장감은 물론 극 전체의 분위기를 예고하게 된다. 공연을 위해 들여오는 무대 분량만도 콘테이너 6 박스, 의상 1,000여 벌 수준이며 출연진도 110여 명에 달한다니 작품의 규모가 짐작된다. 공연 소프트웨어가 모두 ‘국산’인 점도 관심거리다. ‘오텔로’ 역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테너 김남두와 드라마틱한 목소리를 갖춘 소프라노 조경화가 커플로 분하며, 이동현 김은정이 다른 커플을 이룬다.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카를로 팔레스키가 지휘하고, 국립합창단이 동참한다.(02)580-1300 ◇네크로슈스의 연극 ‘오델로’ 리투아니아 연극을 대표하는 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50)는 국내 관객에게도 낯선 인물은 아니다. 2000년 서울국제연극제에서 ‘햄릿’을 선보이며 큰 충격을 줬던 바로 그 연출가. 10월 3~6일 선보일 ‘오델로’는 공연 시간만 다섯 시간에 이르는 대작으로 이만한 규모의 작품이 국내 관객에게 선보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간 휴식 시간만 두 번에 이르지만 그만한 길이로 느껴지지 않는다는 게 기획진의 설명이다. 네크로슈스는 불, 물, 흙, 나무 등 원초적인 자연 요소들을 상징으로 사용, 언어 자체를 넘어서는 메시지 확장을 극 속에서 꾀해온 연출가다. 수많은 이미지를 등장시키고 현대발레에 가까운 안무를 재연하는 등 연극 언어의 지평을 확대했다는 평도 받는다. 네크로슈스는 이번 공연에서 오델로와 데스데모나 사이를 가로막았던 인종적, 문화적, 세대적 차이 가운데 나이 차이만을 집중 부각시킨다. 또 악인 이아고를 대변하는 다수의 변호인들을 등장시켜 인물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한다. 리투아니아의 유명 배우인 블라다스 바그도나스가 오델로로 출연하며, 데스데모나 역은 연극 배우가 아닌 리투아니아 국립발레극장의 주역무용수 에글레 스포카이테가 맡는다. (02)2005-0114 ◇셰익스피어 원작의 ‘오델로(Othello)’=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 무어인 흑인장군 오델로가 부관 이아고의 흉계에 넘어가 부인 데스데모나를 부정을 의심하고 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백인 여성과 흑인 남성의 결혼은 당대에 용납될 수 없던 성질의 것으로 정형화된 캐릭터나 스토리 구성 대신 굵직한 사회적 이슈가 살아 숨쉬는 작품이다.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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