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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원 10여명이 잦은 질책ㆍ인격모독"
입력2005-06-21 10:35:17
수정
2005.06.21 10:35:17
통문 열쇠 못찾아 앰뷸런스 50분 늦게 GP 도착
경기 연천군 최전방 GP에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기를 난사해 장병 8명을 살해한 김동민(22) 일병은 부대원 10여명으로부터 잦은 질책과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육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김 일병은 지난 1월 전입 당시부터 행동이 느리고 목소리가 작아 관등성명을 대지 않는 등 동료들과 원만하게지내지 못했다"며 "신모 상병 등 10여명으로부터 '열외의식'이 있다는 이유로 잦은질책과 인격적인 모욕을 당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일병은 거의 매일 고참들로부터 질책과 욕설, 폭언을 듣고 인격적인모욕을 당했지만 폭행은 없었다고 진술했다"며 "부대원 4명도 이런 행위가 있었다고시인했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일병은 지난 17일 오후 6시께 부대원을 모두 몰살하기로계획하고 사건이 난 19일 내무실에서 자고 있던 병력을 먼저 죽이고 신고할 것에 대비해 상황실 근무자를 죽이겠다고 마음먹고 범행을 결행했다고 진술했다.
김 일병은 내무실에 수류탄 1발을 던진 뒤 4명이 근무 중이던 상황실로 이동해당시 정전으로 불이 꺼진 상황실 후문쪽을 향해 K-1 소총의 방아쇠를 당겼으나 기능장애로 발사되지 않자 탄창을 갈아끼우고 내무실로 이동, 밖으로 나오려던 동료들을향해 25발을 난사했다.
동료들은 김 일병이 수류탄 1발을 던지고 빠져나갔을 때 잠에서 깨어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동료들을 모포 및 침낭으로 감싸 응급조치를 했다.
사망자 8명 중 박모 상병은 복부와 전신에, 이모 상병은 가슴 부위에 수류탄 파편이 박혀 숨졌고, 생존한 박준영ㆍ김유학 일병은 각각 왼쪽 발바닥과 등 부위에 수류탄 파편상을 입었다. 나머지 장병은 총기에 의해 사망했다.
군 관계자는 "육군 합동조사단은 김 일병이 이모 상병을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고 밝혔으나 정작 반대편에서 잠을 자던 박모 상병이 가장 많은 부위에 파편이 박혀수류탄을 박 상병 쪽으로 던진 것 같다"며 "이 상병은 좌측 대퇴부로 총알이 관통해사망했다"고 말했다.
체력단련실에서 운동을 하던 소대장 김모 중위는 수류탄 폭발음을 듣고 복도로뛰어나오다가 총을 맞고 체력단련실내 역기 옆에 반듯이 누워있었으며, 김 일병이확인사살한 취사병 조모 상병은 취사장 문턱에 쓰러져 있었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조모 상병은 오른쪽 턱과 허벅지, 종아리 등에 3발을 맞았다.
이와 함께 사건이 난 19일 오전 2시 40분께 상황병인 김모 일병이 연대 의무대에 피해 사실을 보고했고, 앰뷸런스 1대가 10분 뒤에 GP 아래쪽 남방한계선에 도착했다.
그러나 남방한계선 철책문 자물쇠 열쇠를 갖고 있던 소대장이 총을 맞아 숨져열쇠를 찾지 못해 50여분이 지연됐다.
부대원들은 숨진 소대장의 옷장내 전투복 아래 주머니에서 열쇠를 발견해 오전3시 40분께 GP에 도착, 부상자를 후송했다.
사고 GP는 평상시 3개 근무조를 편성했으나 부소초장인 최모 하사가 병사들의피로누적을 이유로 2개조를 편성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참극이 빚어진 GP에는 전체 30여명 가운데 상병만 14명이 근무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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