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의 해외진출이 활발히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현지법인의 실적은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이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국내 증권사 해외 현지법인들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상위권을 제외한 일부 증권사들은 적자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2008 사업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을 기준으로 홍콩(-26억5,000만원), 런던(-17억9,400만원), 뉴욕(-18억700만원), 싱가포르(-9억2,600만원) 등 4개 해외법인 실적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한투의 한 관계자는 "현지 법인의 주요 고객이 헤지펀드인데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터지자 많이 청산했다"며 "주식시장이 회복된 뒤에도 이들을 다시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에도 런던(-3억3,200만원), 뉴욕(-3억300만원), 홍콩(-1억900만원) 등 3개 현지법인이 모두 적자다. 반면 브로커리지 '수성(守城)'에 성공했던 일부 상위 증권사들은 기업금융 영역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삼성증권 홍콩법인은 지난해 9월과 11월 현지 기업공개(IPO) 공동주간사로 참여했던 경험을 활용해 그 해 12월 단독 주관사로 '슈람 홀딩스'의 홍콩 IPO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대우증권도 산은금융지주와 공조해 홍콩증시 IPO를 강화하는 등 현지법인 업무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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