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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들 발언 경솔하다

장관들의 발언이 경솔하다. 정부가 출범한지 일천하고, 장관 개인의 경험부족과 시스템의 작동이 미흡한 탓이라고 돌릴 수도 있을 것이나, 최근 장관들의 잇단 구설수는 그 내용이 자못 심각하다. 특히 김진표 부총리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윤덕홍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실언은 이들이 내각에서 해당분야의 팀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려가 크다. 김부총리의 경우 오보논쟁을 불러일으킨 `미국의 영변폭격 타진설`을 발설한 장본인으로 드러났고, 윤부총리는 5-5-3제로의 학제개편, 교육행정정보화시스템(NEIS) 폐지, 서울대의 공익법인화 등의 발언을 했다가 취소하는 소동을 빚었다. 이 문제는 이창동 문화관광부 장관이 `홍보업무 운영방안`에서 밝힌 취재원의 실명화 조치 등 `오보와의 전쟁`과 연관해서 보면 자가당착적이다. 먼저 김부총리의 경우 당초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가 장관의 발언이라며 영변폭격 타진설을 보도하자 외교부는 명백한 오보라며 오마이뉴스에 정정을 요구했다. 정부가 오보와의 전쟁을 선포한 터라 이 같은 정정요구는 주목을 받게 됐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장관이 안보관련 장관만 있는 게 아니라며 정정요구를 거부했고, 다른 인터넷신문인 프레시안이 17일 발설자가 김 부총리라고 보도한 후에야 그는 오마이뉴스 간부들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유사한 발언을 했다고 시인했다. 윤부총리의 발언도 결과적으로 오보를 낳게 한 원인이 되었다. 노무현 정부의 언론관은 `오보와의 전쟁`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장관들의 실언에서 나타났듯이 오보는 언론 보다는 정부의 원인제공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노무현 정부는 가판신문 구독을 못하게 하더니, 새 장관이 언론사에 인사하러 가는 것 까지 낡은 관행이라며 못하게 했고, 언론을 상대로 소주파티도 하지 말라고 모욕적인 조치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김 부총리의 경우에서 나타난 것은 공직자의 언론 접촉이 대통령의 코드에 맞추어 대상을 바뀌었을 뿐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정부와 언론이 건전한 긴장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바른 판단이다. 그러나 만날 일이 있어도 만나지 않아야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나치게 편협한 발상이다. 언론과 정부 사이에는 정보의 소통이 자유로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오보를 막는 기본이다. 오보를 막기위해 취재원의 실명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은 언론자유의 개념에 대한 몰이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장관 자신이 기자를 만날 때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만날 것인지를 생각하면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저절로 나올 것이다. 정부의 언론 대책은 언론 보다 공직자의 말조심이 먼저다. <김대환기자 d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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