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가 설을 앞두고 경기침체에 연말정산 쇼크 등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를 겨냥, 콜라보레이션 선물 세트를 비롯해 개성있는 이색 선물을 다양하게 준비했다. 합리적인 가격대는 기본이다.
26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해말부터 4주간 설 선물세트 사전예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구매비용은 2만7,810원으로, 지난 해 설(2만9,600원)에 비해 1,790원 줄었다.
홈플러스 측은 "담뱃값 인상과 연말정산 충격 등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다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도 조미료와 통조림 선물세트처럼 가격대가 낮은 가공식품과 지난 해에 비해 값 싸진 청과가 많이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쉽게 열 기미가 보이지 않자 유통업체들은 눈길을 사로잡는 이색 상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선물을 앞세워 본 판매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작은 사치'인 디저트 열풍에 편승해 단독 입점한 마카롱 브랜드 '피에르에르메' 선물세트는 물론 이 브랜드를 통해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인 '바바라 릴의 핸드백'까지 설 선물로 내놓았다. 또 유명 셰프인 신동민 씨의 '간장과 레시피 북'(7만2,000원)을 선물 세트에 함께 담았다.
롯데백화점 역시 애비뉴엘 월드타워점에만 입점한 이탈리아 브랜드 '펙'의 먹거리와 윤미월 셰프의 황금김·칠첩보환 등을 단독으로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선풍적인 수입맥주 인기를 고려해 호가든, 기네스 등의 수입맥주를 전용잔과 함께 선물 세트로 구성했다. 가격은 2만원. 홈플러스도 포켓 넛츠 세트(2만원)를 준비했다.
식품업체들도 설 선물 차별화에 부쩍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매일유업은 치즈 뿐만 아니라 치즈 요리 도구로 이뤄진 '매일상하 치즈 도구 세트'를, 아모레퍼시픽은 티백을 북 케이스에 넣어 포장한 '오설록 뉴 티북스토리'를 마련했다. CJ제일제당은 스팸단품세트, 재래김 등 1~5만원대 중저가 가공식품 선물세트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 설은 신학기 준비기간과 겹치는데다 결혼·이사철과도 가까워 소비자가 명절 지출을 아낄 것으로 예상된다"며 "고가 상품보다는 이색적이고 실용성 높은 합리적 선물이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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