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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6 개각] 국정쇄신·정권안정 겨냥 '정치 내각'
입력2001-03-26 00:00:00
수정
2001.03.26 00:00:00
자민련 3명·민국당 1명 입각…3당연합 기정 사실화김대중 대통령이 26일 단행한 개각은 국정쇄신과 임기후반 정권안정을 위한 정치적 포석을 함께 겨냥한 '정치내각' 성격이 강하다.
특히 DJP공동정권 복원 아래 자민련 쪽의 이한동 총리 유임과 함께 민국당까지 포함한 정치인 출신 장관을 대거 기용한 것은 어려운 국정과 정국 운영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대북ㆍ외교ㆍ안보팀의 쇄신이라는 표면적 목적과 함께 이번 개각에서 읽을 수 있는 가장 큰 특징은 김 대통령이 의도하는 임기 말 정치적 안정을 위한 장기적 정국구상의 일면을 실현시켰다는 점이다.
김 대통령은 자민련 의원 3명과 민국당 의원 1명을 입각시켜 민주당과 함께 3당 정책연합을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측근 중의 측근인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청와대정책기획수석에 임명한 것도 김 대통령의 임기 말 정국구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야당인 한나라당의 반발이 거셀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한나라당측은 개각 직후 논평을 통해 `철저한 나눠먹기와 측근 재등용, 정계개편을 위한 정략이 어우러진 한국 정치사상 최악의 개각'이라고 주장했다.
박준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번 개각의 인선기준과 배경에 대해 "김 대통령은 능력과 개혁성, 세대와 지역간 안배, 국민적인 평가를 중요한 인선기준으로 삼았다"며 "이번 개각을 계기로 국정이 쇄신되고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국민의 정부가 표방해온 각종 개혁과제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치인의 대거 입각이다. 민주당과 자민련ㆍ민국당의 정치인 8명이 이번 개각을 계기로 정부부처에 포진하게 됐다.
지난주 임명된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과 유임된 이한동 총리,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까지 합치면 전체 각료의 절반에 달하는 11명의 정치인이 내각에 참여하게 되는 셈이다.
정치권 인사들을 대거 기용함으로써 DJP공조체제를 바탕으로 민국당까지 아우르는 3당 정책연합의 틀을 짜는 한편 집권 후반기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는 분석이다.
김 대통령이 야당의 반발을 감수하고 정면돌파를 택한 것은 사실상 이번 개각이 '마지막 승부수'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박지원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으로 다시 불러들인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또 세대교체 분위기를 살려 김영환 장관과 정우택 장관, 김덕배 중소기업특위 위원장 등 40대 현역의원을 장관 또는 장관급에 기용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이와 관련, 박준영 대변인은 "김 대통령은 40대가 갖고 있는 역동성과 추진력,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장관(급) 27개 직위의 연령분포는 60대가 14명으로 경험과 노련미를 발휘하도록 하고 이와함께 50대와 40대가 각각 9명, 4명씩 포진해 숫자면에서 균형을 맞추면서 추진력을 보완하도록 짜여졌다.
지역별로는 장관(급) 직위 중 경기ㆍ서울 6명, 호남 8명, 영남 5명, 충청 4명, 강원ㆍ기타 4명 등이다.
통일ㆍ외교ㆍ안보팀이 대폭 교체된 데도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임동원 국정원장의 전격적인 통일장관 기용은 그동안 물밑에서 남북관계업무를 주도해온 임 장관에게 남북관계 사령탑을 맡겨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남북관계 현안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와 함께 통일ㆍ외교ㆍ안보팀을 미국을 잘 알고 있는 인사들로 구성, 앞으로 대북관계와 함께 한미관계를 중시하겠다는 의도를 내비쳤다.
하지만 3.26 개각으로 새롭게 틀을 갖춘 김대중 정부의 앞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새 내각은 미국과 일본 경제의 불안 여파로 경제상황이 어려울 뿐 아니라 건강보험 재정파탄위기 등으로 지지율이 매우 낮은 민심에서 출범한다.
더욱이 DJP 공조체제 복원과 민국당과의 3당 정책연합추진, 개헌론 등으로 대야 관계가 어느 때보다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 새 내각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인 출신 장관의 국정수행능력과 부처 장악력도 미지수다. 새 내각이 이번 개각으로 당정간 협조체제 구축을 쉽게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으나 각종 개혁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경제회생과 남북문제해결 등 난제를 제대로 풀어나갈지 주목된다.
황인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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