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한 고위 간부는 "오랫 동안 민영화 작업이 진행돼오면서 내성이 생겼지만 막상 우리파이낸셜이 민영화되자마자 동료들이 보따리를 쌌다는 소식에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일선 창구에서도 불안함이 엿보였다. 서울 시내의 한 지점에서 일하는 김모 과장은 "민영화 후 해임되는 것은 임원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과거 장기신용은행 등 피인수된 곳들을 생각하면 젊은 직원들도 자리를 보장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말했다.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광주·경남은행은 더했다. 국회 조세특례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매각 완료가 늦어지고 있고 인수자가 고용 승계 등을 약속했지만 고위 임원들은 생존을 보장받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탓이다.
한편에서는 KB에 대한 서운함도 강하게 배어 나왔다. 한 젊은 직원은 "아무리 인수자라 하더라도 피인수자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와 포용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KB캐피탈의 '숙청 인사'가 KB의 문화라면 정말 실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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