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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통… 초조… 착잡… 격앙된 우리금융

"KB캐피탈 숙청인사 정말 실망"

인수 후 무더기 해임에 충격… 매각 작업 지방銀은 초긴장

우리금융그룹 임직원들은 26일 온종일 씁쓰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신들과 같은 식구였던 우리파이낸셜이 KB로 인수돼 KB캐피탈로 이름을 바꾸자마자 동료들이 무더기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는 본지 보도(3월26일자 10면 참조)가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특히 이날 공청회를 통해 민영화 작업이 본격화한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허탈함과 불안함을 극도로 표출했다. 다른 곳도 아닌 자신들과 오랜 경쟁자이자 한때 우리은행의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KB이기에 감정은 더 격앙됐다.

우리은행의 한 고위 간부는 "오랫 동안 민영화 작업이 진행돼오면서 내성이 생겼지만 막상 우리파이낸셜이 민영화되자마자 동료들이 보따리를 쌌다는 소식에 잠을 이루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일선 창구에서도 불안함이 엿보였다. 서울 시내의 한 지점에서 일하는 김모 과장은 "민영화 후 해임되는 것은 임원들이 대부분이겠지만 과거 장기신용은행 등 피인수된 곳들을 생각하면 젊은 직원들도 자리를 보장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고 말했다.



매각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광주·경남은행은 더했다. 국회 조세특례법 통과가 늦어지면서 매각 완료가 늦어지고 있고 인수자가 고용 승계 등을 약속했지만 고위 임원들은 생존을 보장받기가 현실적으로 힘든 탓이다.

한편에서는 KB에 대한 서운함도 강하게 배어 나왔다. 한 젊은 직원은 "아무리 인수자라 하더라도 피인수자에 대해 어느 정도 배려와 포용이 필요한 것 아니냐"며 "KB캐피탈의 '숙청 인사'가 KB의 문화라면 정말 실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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