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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판기 관련업체 "고민되네"

지폐 인식기 "신권 전용으로 바꿀까" "신·구권 겸용으로 할까"<br>신권 6개월 지나야 보편화… 운영사업자, 겸용모듈 선호<br>사후관리에 큰 부담 우려 제조사선 신권 전용 원해


자동판매기의 지폐인식 모듈(지폐인식기)을 신권 전용으로 바꿀까? 신권ㆍ구권 겸용으로 바꿀까? 한국은행이 지난 달 22일부터 기존 1,000원권 지폐보다 가로 15㎜, 폭 8㎜가 작은 신권을 공급하기 시작하면서 1,000원권 사용량이 많은 커피ㆍ음료 자판기 관련 업체들이 고민에 빠졌다. 시중에 깔려 있는 30여만 대의 자판기(음식점 등에서 볼 수 있는 동전만 사용하는 미니 커피자판기 제외)를 이용하려면 기존의 지폐인식기를 바꿔줘야 하는데 어떤 모듈을 선택해야 할 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자판기 운영사업자들은 6개월~1년이 지나야 신권 사용이 보편화될 것으로 보고 신권ㆍ구권을 모두 인식할 수 있는 겸용모듈을, 롯데기공ㆍ캐리어 등 자판기 제조업체들은 신뢰성 문제를 들어 신권 전용모듈을 선호하는 양상이다. 지폐인식기 공급업체들도 국내판권을 가진 일본ㆍ대만산 제품의 신뢰성 검증을 위해 우선 규모가 큰 자판기 운영ㆍ제조업체에 테스트용으로 공급하고, 최종 선정될 경우 대금을 분할지급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치열한 시장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씨케이테크놀로지가 일본 니폰콘럭스의 신권 전용모듈을, 한국코인과 삼원자판기가 일본 파나소닉과 대만 ICT의 신권ㆍ구권 겸용모듈을 계약물량에 따라 25만~38만원 선에 팔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1만여 대의 자판기를 운영하는 보광 계열의 휘닉스벤딩서비스는 일부 자판기의 지폐인식모듈을 신권ㆍ구권 겸용으로 바꿔 테스트에 들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새 1,000원권이 보편적으로 사용되기까지 6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단가ㆍ신뢰성 면에서 경쟁우위를 가진 겸용모듈을 선정, 구정을 전후해 전량 교체할 계획"이라며 "수익성 제고 차원에서 설치대수를 늘리고 있는 원두커피 자판기에도 겸용모듈을 장착해 달라고 자판기 제조업체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기공ㆍ캐리어 등 자판기 제조사들은 상반기 중 신권 사용이 보편화될 것이고 신뢰성이 검증되지 않은 겸용모듈을 사용했다가 자칫 브랜드 이미지 추락, 사후관리 부담만 커질 수 있다며 신권전용모듈을 선호하고 있다. 롯데기공 관계자는 "통화당국이 신권 유통에 적극적이어서 4월 정도면 유통되는 1,000원권의 상당수가 신권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3월 초쯤 신권전용모듈을 장착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권전용모듈을 공급하는 씨케이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신권ㆍ구권을 함께 쓸 수 있는 금융기관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나 지하철역의 무인발권기 등은 고가의 지폐인식모듈을 쓰기 때문에 괜찮지만 저렴한 자판기 겸용모듈은 6개월 정도 사용하면 인식율이 떨어져 지폐를 뱉는 현상이 발생하고 사후관리에 큰 부담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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