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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전기는 물, 공기와 같이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지만 안타깝게도 전기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전신주를 세우고 전선철탑을 세우고 전선을 연결하는 일은 이미 전형적인 3D업종으로 여겨져 그 중요성에 비해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올해로 6년째 한국전기공사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창준(61)회장은 100만명 전기관련 종사자들의 맏형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기공사 전문화와 해외시장 진출, 연구개발(R&D) 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국내 전기공사 업계의 현실과 나아갈 방향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전기공사 업계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아이디어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김회장은 “전기공사 업계는 지난해 11조원 규모의 시공실적을 달성하는 등 우리나라 기간산업의 한 축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며 “협회를 중심으로 전문화, 해외시장 개척, 외국과의 공동연구개발에 주력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바꾸어나갈 계획”이라고 향후 방침을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전기공사 `전문화`를 강조한다. 전기공사는 생명을 담보로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전문교육을 받고 시공경험이 많은 사람들이 일을 해야 하는 분야다. 김회장은 “현재 노동부 예산지원으로 운영하고 있는 협회산하 직업전문학교를 활성화시키고 인력양성을 위해 정부로부터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지원받아 전문대학을 올해 안에 세울 것”이라며 “전문대학은 80~120명 가량으로 운영하며 한전 송ㆍ변전 교육을 비롯해 철도청 등 관련기술자 교육을 실시, 전기공사 업계의 기능인력 양성 전문기관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장이 전문 교육기관 설립에 남다른 애착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회문제로 불거지고 있는 청년 실업난과 전기공사업계 인력난을 해결하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또 정보통신(IT) 산업에 밀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전기공학`의 부활을 위해 전국 대학의 전기공학과와 협약을 맺고 개발연구 비용과 기술 세미나를 지원할 계획이다. “60~70년대 전기공학과는 최고의 인기학과 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전기공학과에 학생이 오지 않아 학과이름을 바꾸는 대학이 많아요. 전기공학은 기초공학으로 절대 소홀히 하면 안되거든요” 이를 위해 전기공사협회는 경기도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산학연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최근 대림대학과도 업무협약을 맺는 등 전문인력 육성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20년이 되면 우리나라 전기소비량이 7,500만kW까지 늘어나는 등 전기공사 분야의 미래성장성은 높은 편이지만 많은 업체들이 내수시장에서의 출혈경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회장은 해외시장 진출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고 명쾌하게 답했다. “이라크에 진출한 오무전기를 비롯해 최근 캄보디아에서도 국내 전기공사 업체가 1,000만 달러가 넘는 배전공사를 수주하는 실적을 올렸어요. 우리 전기공사 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그는 중소기업청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시장 진출 유망업종으로 전기공사분야를 포함시켜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해 이를 관철시킨 뚝심을 발휘했다. 이에 따라 전기공사협회는 중기청과 함께 다음달 1일부터 8월 1일까지 동남아시장 조사를 위한 파견단을 보낸다. 시장 조사단 활동이 끝나면 협회 차원에서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핵심 공략 국가에 자체 파견단을 보내는 등 세부적인 진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그는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기공사 분야 신공법 개발을 통해 공사업체들의 시공기술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협회 차원에서 연구개발 사업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전기공사업계는 영세업체들이 많아 R&D에 큰돈을 투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정부기관 자료에 따르면 전기공사업체들의 R&D투자 비율은 매출액 대비 0.1%대로 극히 저조합니다. 협회가 나서서 기술개발을 이끌 수 밖에 없습니다.” 김회장은 해외시장 진출의 성공여부는 기술개발에 있다고 믿고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지난 99년 설립한 기술경영연구원은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위원을 중심으로 공사업계의 브레인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로부터 40억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국책과제를 수행하는 등 명실공히 전기공사업계를 대표하는 연구기관으로 육성시켰다. 또 최근에는 765kV 활선공법 기술개발을 위해 러시아 과학자들과 기술개발 협약을 맺고 연구를 진행중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전문가들이 연구원을 방문해 기술 교류의 물꼬를 튼데 이어 올해에는 국내 전문가들이 러시아를 방문해 기술자문을 받기로 했다. 김회장은 “협회도 정부의 정책파트너로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회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지만 개별회원들도 끊임없는 자기개선을 위해 급변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영철학과 스타일 김회장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을 인생모토로, 경영철학으로 삼고 생활하고 있다. 지난 73년 설립해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자유전기 종업원들은 물론 전기공사협회 직원들에게도 언제나 자기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자연히 따라오게 되어 있다는 단순하지만 기본적인 진리를 강조한다. 순리에 따라 모든 일을 하늘에 맡기기는 하지만 그 이전에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지 항상 자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일본 작가 야마오까 소하찌가 쓴 `대망`을 자주 읽는다. 이 책을 통해 참고 기다리는 법을 배웠다. 김회장은 업무를 추진할 때는 주위 사람들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추진력 있게 밀어붙인다. 업계발전을 위해 연구소를 설립하고 학교를 만들었고, 정부에 다양한 육성정책을 건의해 정부정책에 반영시키기도 했다. 이같은 그의 업적은 일단 방향이 정해지면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추진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협회와 회사에서는 인정이 넘치는 `가장 인간적인` 경영자로 통한다.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을 갖추었으면서도 온화한 인정이 묻어나는 지도자란 평을 듣는다. 김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발전방향을 결정하는 최고 의결 기관인 산업자원부 전기위원회 초대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또 아시아 10개국 전기공사협회가 모여 만든 아시아 태평양전기공사협회연합회의 부회장으로도 왕성한 해외활동을 하고 있다. ◇약력 ▲44년 전남 광주 출생 ▲67년 전남대 졸업 ▲70년 서울대 보건대학원 수료 ▲83년 자유전기 대표 ▲98년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01년 산자부 전기위원회 초대위원 ▲01년 전국ROTC 총동우회 부회장 ▲03년 은탑산업훈장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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