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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상대 손배 청구때 구체적 과실 입증해야

태풍 `매미`로 인해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정부보상금 외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법적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시설 설치ㆍ관리의 하자나 관련 공무원의 과실을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성산리 제방 붕괴로 주변 농경지가 침수된 사례와 유사한 경우로 2001년 서울고법은 성남시 동막천 둑이 무너져 피해를 본 사람들이 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시가 제대로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며 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또 도로에서 낙석 피해를 봤을 때 지자체에 책임을 물은 판례는 적잖이 나왔고 아파트단지 등 공사장 인근 주민의 피해에 대해서도 건설사에 손배책임을 지웠다. 다만 개별적 손배청구가 아니라 지역민이 집단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국가 등에 피해의 원천적 책임을 물어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례는 극히 드물다. 천재지변적 수해와 관련, 신림동을 휩쓴 살인적 폭우로 피해를 본 수재민 30여명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지난해 12월 `예측 강우량을 훨씬 넘는 수량이 단시간 복개시설을 통과하면서 발생한 불가항력적인 것인 만큼 손배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구체적으로 피해액을 입증하고 관리책임을 맡은 당국의 과실이 명백한 인과관계를 가질 때에만 배상을 받아낼 수 있다”며 “축대나 다리, 방조제 등이 취약한 데도 보강공사를 소홀히 했다는 등 과실입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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