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태블릿PC '아이패드'의 인기가 아이폰을 넘어서고 있다. 아이패드는 시장에 나온 지 불과 28일 만에 100만대 이상 팔렸다. 이는 아이폰이 지난 2007년 첫 출시 후 100만대가 팔리기까지 74일이 걸린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일(현지시간) "아이패드가 출시 28일 만에 100만대 판매고를 달성했다"며 "현재 아이패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는데 더 많은 소비자들이 아이패드를 손에 넣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월3일 첫선을 보인 아이패드가 한달도 안 돼 밀리언셀러 대열에 오른 것은 지난달 30일 판매에 들어간 3세대(G) 통신용 모델의 인기가 한몫했다. 3G 모델은 출시된 지 불과 3일 만에 30만대 이상 팔렸다. 기존 와이파이(WiFi) 모델은 이용할 수 있는 통신망이 제한돼 있어서 사용에 불편이 따르는데 3G 모델이 나옴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지 이동 중에도 태블릿PC를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구입자들은 지난 한달 동안 앱스토어에서 1,200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고 아이북 스토어에서 150만권 이상의 전자책을 구입했다. 전자책ㆍ게임ㆍ동영상ㆍ인터넷 검색 등 다목적 모바일기기인 아이패드의 파괴력이 전면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IT전문가들은 올해 최소 500만대 이상의 아이패드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이패드 3G모델은 미국에 이어 이달 말부터 영국과 캐나다ㆍ프랑스ㆍ독일ㆍ호주ㆍ이탈리아ㆍ일본ㆍ스페인ㆍ스위스에서 판매되며 선주문은 오는 10일부터 가능하다. 한국은 아직까지는 판매대상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3G 모델의 경우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독주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패드가 예상보다 인기를 끌면서 경쟁업체들이 대응책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태블릿 PC '쿠리어'의 개발을 중단했다. 아이패드를 넘어설 정도의 준비 없이 섣불리 제품을 내놓았다가는 되레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HP도 올해 초 미국 CES 전자쇼에서 발표했던 윈도7 기반의 태블릿PC '슬레이트' 출시를 취소했다. HP는 대신 최근 인수한 팜의 모바일 운영체제(OS)인 '웹OS'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OS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태블릿 PC를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이고 LG전자도 연내 출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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