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국제공항인 징기즈칸 공항에서 울란바토르 시내로 진입하는 간선도로를 따라 자동차로 10분쯤 가면 오른편으로 거대한 초원이 펼쳐진다. 드문드문 축사와 소떼가 보일 뿐 눈 덮인 황량한 초원이다. 간선도로를 따라 초원이 끝없이 이어진다. 이곳이 몽골 울란바토르주의 야르막 지역. 이곳에 여의도 3배 크기의 거대한 신도시가 들어선다. 도로가 개설되고, 상하수도가 깔리며 열병합발전소 등 인프라가 조성되면서 아파트 3만가구를 비롯한 IT단지 등이 들어선다. 야르막 지역의 토사는 몽골의 다른 지역과는 달리 배수가 잘 돼 영하 20도를 오르내리는 한 겨울철이라도 30㎝만 파내면 맨땅이 드러난다. 그만큼 공사하기에 좋은 곳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980만㎡(약 300만평)에 이르는 이 광대한 야르막 신도시 개발권을 부산지역의 한 투자개발 전문회사(대벨로퍼)인 BKB㈜가 따내는 쾌거를 올렸다. BKB의 야르막신도시 개발사업은 지난해 5월 몽골 수도시민대표자최고회의(울란바토르 시의회) 의장단의 사업 승인에 이어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수도 주지사 및 시장의 신도시개발 허가서를 발부 받았다. BKB는 오는 2020년까지 야르막에 아파트 3만가구와 상업시설,공공시설,정보기술(IT)단지,오피스빌딩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총 매출액이 15조원으로 추정된다. 정시우 BKB 대표이사는 31일 초대형 프로젝트인 야르막신도시 개발사업 착공식을 오는 4월말 갖는다고 밝혔다. BKB는 또 현대증권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으로 신도시개발 사업 외에 금융산업에도 진출한다. 몽골 현지에서 '서울인터내셔널뱅크'(가칭)를 설립해 야르막신도시 입주민들에 대한 주택담보대출과 몽골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은행 설립은 현재 몽골 당국의 최종 허가를 남겨 놓고 있다. 국내에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BKB가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 사업권을 따낸 데는 BKB 정시우 대표이사의 꾸준한 몽골내 인맥 형성과 함께 부산시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정 대표이사는 10여년전부터 지금까지 150여차례 몽골을 방문, 몽골의 정ㆍ관계,경제계 인사들과 긴밀한 유대를 다져 왔으며 몽골 전지역을 탐사하는 등 현지 사정을 손바닥 보듯이 익혀왔다. 부산시도 지난 2006년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자매 결연을 하면서 허남식 시장이 부산지역 기업의 몽골 진출에 대한 당국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울란바토르 야르막 신도시 개발사업=야르막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시 외곽 남서쪽 약 6㎞ 지점에 위치하고 있으며 몽골 국제공항인 징기즈칸공항과 인접해 있는 등 유리한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BKB는 야르막신도시를 개발하면서 도로와 상ㆍ하수도,전기 등 인프라를 조성해 주는 대가로 980만㎡의 부지를 울란바토르시로부터 양여받았다. 특히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시에는 120만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약 55%가 게르(천막)와 판잣집에서 거주하는 등 고질적인 주택난을 겪고 있어 신도시개발이 절실한 실정이다. BKB는 우선 오는 2009년말까지 99만㎡(30만평)에 공동주택 시범단지를 조성해 아파트 8,430가구를 건설한다. 이중에는 공무원아파트 4,500가구도 포함돼 있다. 아파트 분양가는 약 400만~500만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오는 4월말 야르막신도시 개발 착공과 함께 열병합발전소와 상하수도 등 인프라 조성 공사에 들어간다. 나머지 아파트 단지와 상업용지,공공시설에 대해서는 구역별로 국제입찰에 부쳐 한국을 비롯한 해외 건설업체들에 넘길 계획이다. 정시우 대표는 “국내 건설업체들이 분양가가 싸다는 점에서 참여를 꺼리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세전,세후를 제외하면 국내 아파트 분양 못지않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부산 지역 건설업체들을 비롯해 국내 건설업체들이 많이 참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밖에 야르막 신도시에는 상업용지 114만㎡ 외에 IT 연구단지 21만㎡도 조성된다. 특히 IT연구단지는 면세지역으로 지정될 계획으로 몽골과 해외 IT,BT 관련 기업을 유치할 계획이다. BKB는 이곳에 자체 소유한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공장 설립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23일 현지에서 만난 투데브 빌렉트 울란바토르 주지사 및 시장은 “야르막 신도시 개발사업에 대한 행정적,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하루빨리 공사가 착공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신도시 개발=BKB는 카즈흐스탄 딸띠쿠르간에서도 66만㎡(20만평),5,000가구를 건설하는 신도시 개발사업권을 수주하는 등 외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총 1억5,000만달러가 투입돼 오는 2011년까지 건설을 완료한다. BKB는 사업 착수 1년여만에 딸띠쿠르간시와 아파트 건설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3월말 착공한다. 카자흐스탄은 오일달러 유입으로 매년 9.4%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개발도상국이나 주택공급과 도시기반 인프라 시설이 매우 부족한 곳이다. 정 대표이사는 “딸띠쿠르간은 최근 카자흐스탄의 주택공급 정책에서 소외된 지역으로 주택 수요가 기대되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BKB는 또 러시아 이르쿠츠크주에 신도시 개발 마스트플랜을 수립하고 현재 이르쿠츠크 주정부와 접촉중이다. 이르쿠츠크주에서도 신도시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고, 금융업 진출을 위해 현지 은행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야르막신도시개발 추진 일정> -2004년 1월 설계 등 사업추진 -2006년 8월 수도울란바토르시민대표최고회의(시의회) 이사회 및 울란바토르 주지사 이사회, 야르막신도시사업 의사록 통과 -2006년 9월 수도시민대표자최고회의 의장단, 야르막신도시사업 결정 -2006년 9월 울란바토르 주지사 및 울란바토르 시장, 야르막신도시사업 법령 포고 -2006년 9월 야르막신도시사업에 대한 회의 개최(시장,시의회 의장 등 참석) -2007년 5월 수도시민대표최고회의 의장단, 야르막신도시사업 최종 결정 -2007년 5월 울란바토르 주지사 및 시장, 야르막신도시사업 최종 허가서 발부 -2008년 4월 야르막신도시사업 착공 예정 -2009년 12월 1단계 시범단지 아파트 8,430가구 건설 완료 BKB 어떤 회사인가 ㈜BKB의 지난 1987년 설립된 건설회사 '우화공영'으로 출발했으나 2001년부터 이름을 지금과 같이 바꾸고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정시우 대표이사는 20여년간의 국내외에서 축적된 건설업의 경험을 살려 몽골, 카자흐스탄, 러시아 이르쿠츠크 등 중앙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해외 신도시개발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BKB는 또한 해외 신도시개발사업과 병행해 금융업,에너지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있다. 몽골 중앙은행에 이미 금융업 허가 신청을 해놓고 있으며 조만간 금융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러시아 이르쿠츠크에서는 현지 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경영권을 이미 확보해 둔 상태다. 이와함께 몽골의 동북아포럼팀과 함께 대북 에너지 사업도 추진중이다. 북한의 나진ㆍ선봉 지역에 정유공장을 건립하는 것으로 사업 파트너인 몽골 정부가 쿠웨이트로부터 상당 양의 석유 공급을 이미 약속받은 상태다. 특히 정 대표이사는 구소련과 동유럽 공산권 국가들이 붕괴할 시점에 이들 국가가 보유한 고급기술 특허들을 상당수 사들여 보유하고 있어 조만간 이 기술특허를 바탕으로 BT,IT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내 코스닥이나 거래소에 상장된 에너지,IT,BT 관련 기업의 인수 합병을 계획하고 있다. BKB는 Busan Korea Biotechnology의 약자로 정대표이사의 IT,BT 사업에 대한 강한 애착을 보여 주고 있다. 또한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시티 내에 새 사옥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이사는 "몽골과 카즈흐스탄, 이르쿠츠크 등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신도시 개발을 끝낸 뒤 이를 바탕으로 에너지사업과 광산 개발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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