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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카드가 카드 업계 최초로 해외법인을 설립하는 등 카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내수 시장 성장이 답보 상태인 만큼 수익성이 확인된 국가를 골라 할부금융, 또는 시스템 구축 등으로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구상이다.
신한카드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해외법인 '신한파이낸스' 개소식을 열고 현지 영업을 시작했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업계 최초 카드사 단독 해외법인으로 카드사 해외 진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은행에 이어 카드사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장기화된 저금리에 내수마저 얼어붙으면서 카드사들이 새로운 먹을거리를 해외 시장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신용카드 시장이 0%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도 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카드로 지난해 11월 카자흐스탄 금융당국으로부터 할부·리스업 허가를 받아 7개월간 현지 직원을 채용하고 자동차 딜러사와 제휴를 맺는 등 금융영업 라이선스 취득을 위해 노력해왔다.
신한카드는 사업 초기인 점을 감안, 담보물이 안정적인 자동차 및 가전 할부금융을 첫 사업으로 택했다. 위성호 신한카드 대표는 "카자흐스탄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은 인수합병보다는 독자적인 법인 신규 설립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카자흐스탄 현지 고객의 요구에 부합하는 전략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 현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현재 자기자본금 50억원을 투자했으며 내년 초까지 실질적인 사업 전개를 위해 100억원까지 자본금을 확대한다. 또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신흥 시장에 해외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프로세싱 시스템을 직접 수출한 BC카드는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 최대 국책은행인 만디리 은행과 신용카드 매입사업 수행을 위한 프로세싱 합작사 설립 업무협약을 맺고 이르면 이번달 내에 합작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BC카드는 2013년 6월부터 진행된 만디리 은행의 합작사 파트너 입찰에 참여, 미국과 일본·독일 등 유수의 글로벌 신용카드 프로세싱 기업 10여곳과 1년 넘게 경쟁한 끝에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합작사를 통해 BC카드는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매입사업은 물론 신용카드 시스템 구축 및 가맹점 확대, 단말기 공급, 결제 프로세싱, 마케팅 플랫폼 제공 등 신용카드 프로세싱 전반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해외 진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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