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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자금 ‘단타 투자’ 심화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초단기 투자 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의 수탁액이 SK글로벌 사태 이후 처음으로 50조원에 육박하는 등 시중 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데다,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1일 투자신탁협회에 따르면 지난 주말 현재 투신권의 전체 수탁액은 164조8,000억원으로 지난달 말(163조2,000억원)에 비해 9조4,000억원이 늘었으나, 순수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말 10조4,400억원에서 10조1,440억원으로 오히려 3,000억원 가량 줄었다.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SK글로벌 분식회계 파문 직후인 지난 3월말 11조9,000억원에서 계속 줄어 지난 8월 10조원 대로 떨어진 뒤 최근에는 10조원 대마저 위협 받고 있다. 반면 MMF 수탁액은 지난달 말 48조2,080억원에서 지난 주말 현재 49조4,470억원으로 늘어 50조원 돌파를 눈 앞에 뒀다. 특히 지난 3개월 동안 무려 12조원이 늘어났다. MMF 수탁액은 지난 1월초 53조190억원에서 출발해 같은 달 중순 6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으나, SK글로벌 사태가 터진 3월 중순 이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다가 다시 늘어나 지난 7일 49조원 대를 회복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가가 꾸준히 오르면서 개인 및 일부 법인들의 환매요청으로 주식형 펀드의 수탁액은 줄어들고 있다”며 “반면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시중 자금이 MMF로 대거 이동하는 것이 눈에 띄고 있다”고 말했다. 배재규 삼성투신운용 인덱스운용 본부장은 “아직까지는 우리 경제 및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에 들어오지 않고 MMF 같은 대기성 자금에 머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단기자금=부동자금”이라는 견해에 대해 재해석을 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운용자금을 단기 채권형 펀드나 MMF 등에 넣어두는데 이를 투기 자금인 부동자금과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재 400조원으로 추정되는 시중자금 전체를 갈 곳 없이 떠도는 부동자금이라고 볼 수는 없다”며 “이들 중 상당액의 자금은 수익률을 좇아 민감하게 움직이는 단기성 대기 자금이라고 보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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