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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만 외친 전경련

제주포럼서 유사 주제 강연에 재계 볼멘소리<br>"경영 논의 없고 정부 코드 맞추기"

'창조경제로 시작해 창조경제로 끝난다.'

올해 제주 해비치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2013 전국경제인연합회 제주하계포럼'에 자리한 참석자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다.

지난 24~27일 3박4일간 제주에서 진행되는 전경련 하계포럼은 '또 다른 도약! 창조경제'라는 주제답게 강연 주제와 연사들도 인문학ㆍ과학기술ㆍ정보통신기술(ICT) 등 창조경제와 관련된 분야의 인사들로 채워졌다.

포럼 둘째 날인 25일에는 김상근 연세대 신학과 교수와 조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원장, 김홍진 KT 사장 등이 연사로 나서 인문학과 ICT 융합에 기반한 창조경제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 교수는 "인문학은 대학의 학문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상인계급의 필요성에 의해 피렌체에서 탄생했다"면서 "창조경제도 인문학처럼 인간의 가치와 세계 전망의 다양성을 기반으로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조 원장은 "제조업과 플랫폼 기업들이 서로의 영역으로 진출하려 하지만 시너지효과에 대한 환상을 버려야 한다"면서 "ICT 산업의 장애물은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법적인 제도의 미비로 이들이 서로 조화돼야 가능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전날 포럼 개회사를 통해 "우리 경제는 대내외적으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창조경제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로 도배된 이번 전경련 포럼에 대해 재계에서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제민주화 입법과 대기업에 대한 검찰ㆍ국세청 등의 전방위 사정으로 기업들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전경련이 창조경제를 통한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에 너무 급급해 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이번 포럼 기간 강연이나 토론에서 기업경영의 애로에 대한 재계의 목소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김 사장이 이날 강연에서 "정부의 정보기술(IT) 규제가 방향성이 없고 서로 충돌적인 게 너무 많으며 정부는 창의적으로 하자면서도 경직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한 게 전부일 정도다.

남은 포럼 일정도 창조경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비전을 전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포럼 마지막 날인 27일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박근혜 정부 창조경제 5개월, 앞으로 5년'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현오석 부총리가 '창조경제 또 다른 도약'을 주제로 폐막강연을 할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경련 제주하계포럼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일 년에 한번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경제계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인데 올해 포럼은 창조경제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경제민주화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기업들의 현실과 동떨어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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