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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행 매각] 대차대조표론 밑지는 장사
입력1999-02-22 00:00:00
수정
1999.02.22 00:00:00
서울은행 매각은 국제신인도 제고 등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를 염두에 두지않고, 대차대조표상으로만 볼 때는 완전히 밑지는 장사다.정부는 적어도 8조~9조원(기존분 포함)을 서울은행에 쏟아붓고도 얼마를 회수할 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금까지 서울은행에 3조4,000억원을 쏟아부었다. 증자 1조5,000억원에 부실채권 매입대금 1조9,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증자대금은 완전히 까먹었다. 지난해말 현재 서울은행이 자본 완전잠식 상태인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부실채권 매입대금은 일부는 회수할 수 있지만 얼마나 될 지 가늠하기 힘들다.
실사를 거쳐야 확정되지만 추가로 쏟아부을 돈도 4~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일단 3조원은 기본이다.
고정이하 부실자산 2조9,000억원을 일단 배드뱅크에 장부가로 넘기고 여기서 발생하는 손실은 정부가 부담키로 했다. 또 부실자산을 털어낸 서울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8%에 달하도록 증자를 하면서 정부가 자본 부족액을 메꾼 뒤, 나머지 금액의 30%를 대주기로 했다. 서울은행의 자본잠식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천억 단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BIS 8% 달성을 위해 추가 출자해야 할 규모는 3억달러(3,600억원) 수준이다.
게다가 앞으로 얼마를 더 부담해야 할 지 모른다. 일반 기업은 1년간, 5대 재벌은 2년간 풋백옵션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이 부실화 될 경우 정부 부담 아래 배드뱅크가 장부가로 대출을 사줘야 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부실화로 인한 재정 부담이 뒤따른다.
기존 투입분과 신규 부담액을 합쳐 8조~9조원을 정부가 부담했지만 얼마를 회수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반면 HSBC는 많아야 9억달러(1조800억원)를 내고 나면 별다른 리스크 부담을 지지 않는다. 부실채권을 배드뱅크에 매각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자금회수를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지분은 30%를 보유하지만 이를 HSBC에 팔때 49%의 지분율로 계산해 받기로 했다. 또 가격산정도 주가수이익률(PER)이나 주가순자산비율(PBR)중 유리한 항목으로 결정하고 이를 국내외 증시의 동업종 평균 등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최소한 일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장치했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러나 전세계적 지점망을 가지고 있는 HSBC가 가격 산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들 여지가 많다. 정부는 그럴 가능성이 없으며 이를 막기위한 보조장치를 마련중이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가격결정과 관련된 칼자루는 여전히 HSBC가 쥐고 있다.
또 매각후 서울은행 주식이 증시에 상장되지 않아 HSBC에 팔지 못할 경우, 처분 자체가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 어쨌든 몇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입재원의 회수는 어려울 전망이다.【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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