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發) 설비가동 중단 영향으로 석유화학업종의 수혜가 예상되는 반면 정유업종의 경우 선진국 실물경기에 민감한데다 머지않아 계절적 요인으로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중동지역은 가스를 기반으로 한 발전설비가 주류를 이루는데 가스 생산이 축소되면서 전력난 가중으로 석유화학 설비의 가동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이란 NPC 계열의 아르야 사솔폴리머와 잼 페트로케미컬 등은 전력난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도 지난해 말부터 SABIC계열의 페트로캠야ㆍ얀삽ㆍSHARK 등의 설비가동이 정상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중동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의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상대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란도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의 가동이 중단됐다"며 "석유화학 제품의 수급 불안정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화학업체에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화학업종지수가 올 들어 실적 부진과 차익실현 매물 여파로 코스피지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 화학업종지수는 이달 초 3,000포인트를 돌파한 후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현재 2,800포인트선까지 내려앉았다. 특히 석유화학업종은 정유업종보다 선진국 경기침체에 따른 영향이 적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반면 미국의 실물 경기 회복에 민감한 정유 업종들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부진했고 올 상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SK에너지를 비롯해 S-Oil과 GS칼텍스 등 주요 정유사들은 지난해 4ㆍ4분기에 모두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정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업종은 중국 내수부양의 효과가 커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점쳐진다"며 "호남석유화학 등은 매수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정유시황은 마진이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 개선 추세로 전환됐으나 계절적 요인으로 조만간 다시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이 시점을 이용해 매수에 나서볼 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을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정제마진은 오는 2월 중순에서 한 달 정도 조정을 보인 후 2ㆍ4분기 중반 이후부터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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