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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없는 신개념의 식물 공기청정기

팬 통해 실내 공기를 식물의 잎과 뿌리에 통과시켜 공기 정화 <br>포름알데히드·벤젠·톨루엔 등 독성 유기화합물 제거 효과 탁월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 생물공학자인 데이비드 에드워즈 박사와 프랑스의 산업디자이너 매튜 르하너는 탁월한 독성 유기화합물 제거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필터 교환이 전혀 필요 없는 새로운 개념의 공기청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새집증후군은 새집에 대한 가슴 떨리는 설렘을 짜증과 불쾌감으로 바꿔놓는다. 각종 내·외장재와 새로 산 가구, 카펫 등에서 배출된 포름알데히드, 벤젠, 톨루엔과 같은 독성 유기화합물로 인해 투통, 현기증, 기침, 눈 따가움 등의 고통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기청정기로도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데 있다. 기존 제품 대부분이 유기화합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탓이다. 제거 능력을 갖춘 일부 제품들조차 성능 유지를 위해서는 고가의 필터를 수시로 교환해줘야 한다. 최근 미국 하버드 대학 생물공학자인 데이비드 에드워즈 박사와 프랑스의 산업디자이너 매튜 르하너는 탁월한 독성 유기화합물 제거 능력을 발휘하면서도 필터 교환이 전혀 필요 없는 새로운 개념의 공기청정기 개발에 성공했다. ‘벨-에어(Bell-Air)’로 명명된 이 제품은 한마디로 식물 공기청정기다. 살아있는 식물로 공기청정기를 만들어 공기 중의 유독물질을 정화·제거하는 것. 두 사람은 지난 1980년대 미 항공우주국(NASA)이 식물의 잎과 뿌리를 통해 유해화학물질을 흡수하려 했던 프로젝트에서 모티브를 얻어 1년간 23만6,000달러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 끝에 벨-에어의 시제품 모델을 개발해냈다. 일견 국내에서 집들이 선물로 각광 받고 있는 공기정화 식물과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처럼 보이지만 성능 면에서 공기정화 식물은 상대가 되지 않는다. 실제 이 제품은 별도의 팬(fan)을 통해 가능한 많은 양의 실내 공기를 식물의 잎과 뿌리에 통과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식물들은 자신의 몸(?)에 직접 접촉한 공기만 정화한다는 사실에 착안한 조치다. 게다가 뿌리에 살고 있는 미생물들은 잎사귀보다 더 많은 양의 독성물질을 걸러주며, 뿌리가 담긴 흙 또한 숯 필터보다도 유해물질 제거 효율이 뛰어나다. 이렇게 제작된 필로덴드론(philodendron, 토란과의 상록 덩굴 식물) 벨-에어는 초기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실험실 내의 포름알데히드 농도를 1시간 만에 80%나 낮추는 효능을 발휘했다. 이 같은 효능에 반해 이미 뉴욕 현대미술관과 프랑스 파리의 르 라보라투아르 미술관이 다수의 벨-에어를 도입·설치한 상태다. 에드워즈 박사는 “몇몇 자재를 친환경 소재로 쓰더라도 새집은 야외와 비교해 약 2~5배 많은 유해물질을 배출한다”며 “벨-에어는 독성 유기화합물 제거를 위한 현존하는 가장 빠르고 효율적인 공기청정기”라고 강조했다. 에드워즈 박사와 르하너는 벨-에어의 설계를 일부 변경해 대량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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