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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장-청와대 미묘한 힘겨루기

DJ 시정연설 거절에 한때 본회의 사회거부박관용 국회의장이 7일 오전 예정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정부측 시정연설에 대해 국무총리 대독을 이유로 한때 본회의 사회 거부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었다. 박 의장은 이날 본회의 시작 전에 각 당 총무를 불러 새해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을 김대중 대통령이 아닌 김석수 총리가 대독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라는 이유로 거부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정균환 총무와 한나라당 이규택 총무가 "현 시점에서 정부의 시정연설을 듣지 않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해 일단 시정연설은 청취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그러나 박 의장이 시정연설 총리 대독에 대해 강경태도를 보인 것은 박 의장이 취임사에서는 물론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음에도 정부가 마지막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조차 정부측의 사전설명이나 양해 없이 총리가 대독키로 한데 대해 불쾌하게 생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본회의에 앞서 박 의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ㆍ김영삼 전 대통령도 2~4번 국회에 와서 연설했는데 김 대통령은 16대 국회 개원축하 인사외에는 한번도 국회에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장은 이날 오전 박지원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순용 정무수석이 시정연설 문제로 방문의사를 타진해 왔음에도 거부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은 7일 내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대통령 시정연설의 국무총리 대독문제와 관련,사전에 박 국회의장의 양해를 구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양정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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