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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명예회장 퇴진 파장

鄭명예회장 퇴진 파장재계 '현대파문'에 촉각 곤두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경영일선 퇴진은 제2재벌개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진다. 鄭명예회장과 현대그룹의 재계위상으로 볼 때 왕회장의 퇴진은 재벌개혁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벌개혁의 메스를 다시 들이댄 것은 총선 이후로 미뤘던 당초 개혁스케줄을 실행에 옮긴 것으로 재계는 분석하고 있다. ◇왕회장의 향후 행보=왕회장은 현대그룹의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현대차의 개인 대주주 역할만 하게 된다. 왕회장은 지난 87년부터 맡고 있는 명예회장자리에서도 자연스럽게 퇴진할 것으로 보인다. 왕회장은 현재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현대건설 대표이사, 현대중공업 이사, 현대아산 이사직을 맡고 있다. 왕회장은 건설과 중공업 지분을 정리했으므로 오는 7월 자동차 소그룹 분리시 자연스럽게 3개사의 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특히 왕회장이 47년부터 50여년 동안 맡고 있는 그룹의 모기업인 현대건설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는 사실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는 관측이다. 왕회장은 자동차에서도 대주주로서의 권리만 가질 뿐 이사직도 맡지 않는 등 회사경영에는 일절 간섭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제2재벌 개혁의 신호탄인가=재계는 이번 현대파문이 재계전체로 이어지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가 재벌개혁의 상징인 왕회장을 먼저 퇴진시킨 후 다른 그룹에게도 총수 퇴진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즉 소유와 경영의 분리원칙에 따라 오너일가는 대주주로서 역할만 할 뿐 일체 회사경영에는 간섭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왕회장의 완전퇴진을 강조한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의 26일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국경제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외국의 시각도 재벌·금융개혁의 끈을 더욱 조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나 S&P가 잇달아 『재벌개혁이나 금융구조조정의 지지부진이 한국경제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단적인 예다. 재계는 이같은 정황들을 감안, 정부가 그동안 총선 등으로 미뤘던 재벌개혁의 고삐를 죌 단서를 잡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삼성·LG 등 여타그룹으로 불길이 옮겨 붙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인식이다. 그러나 재계는 이같은 정부의 재벌개혁 드라이브에 불만이 적지 않다. 물론 지배구조 개선 등 재계 차원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기업쪽에서만 찾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는 것.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의 정부 대응은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을 모두 기업쪽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마치 마녀사냥을 연상케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성주기자SJYON@SED.CO.KR 정문재기자TIMOTHY@SED.CO.KR 입력시간 2000/05/26 19:43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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