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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대변혁] 외국계은행 특화영업으로 대공세
입력2001-08-01 00:00:00
수정
2001.08.01 00:00:00
씨티·HSBC 서민층겨냥 신용대출등 강화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들이 국내 금융시장에 대거 진출한 것은 지난 1980년대 초반. 이때부터 정부는 수출주도형 경제정책을 추진하면서 해외시장 진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외화조달을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계 은행을 유치했다.
이후 외국계 은행들은 점차 지점 수를 늘리며 기업금융 중심으로 업무영역을 확대해오다 지난 97년 말 외환위기를 맞으면서부터는 소매금융 부문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확대하게 됐다.
외국계 금융회사들은 특히 환란 이후 국내 은행들이 퇴출되거나 합병되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국내 은행을 인수하거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중은행 9개중 6곳의 대주주로 등극했다.
그러나 낮은 금리의 외자를 도입해 국내 금융시장에서 편하게 장사하던 외국계 은행들이 최근 몇년째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자 원화 조달비용이 시중은행에 비해 경쟁력이 저하됐다.
게다가 대기업들의 대출기피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외국은행들의 수익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진출한 외국계 은행들이 저마다 특화된 영업전략을 내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쌍두마차 씨티은행ㆍHSBC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의 대표주자인 씨티은행과 HSBC는 기업금융 못지 않게 소비자금융 분야에서도 성과를 올린 곳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 가장 큰 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한 국내 토착화 경영.
씨티은행이 속한 씨티그룹은 국내에서 은행뿐 아니라 증권, 벤처캐피탈, 리스, 카드 등을 포괄하는 '백화점식 금융회사'를 보유, 국내 은행에게는 가장 두려운 존재이다.
씨티은행은 카드사업을 위해 외환카드 인수작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증권중개업무는 자매회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SSB)이, 벤처기업 투자업무는 씨티콥 캐피탈 코리아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제일씨티리스 지분을 전액 인수하면서 리스업마저 손에 쥐었다.
HSBC도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전략에 치중하다 지난해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면서 서민층을 파고들고 있다.
HSBC증권이 증권업무를 담당하면서 상호 협조를 강화하고 있으며 오는 9월부터는 씨티은행에 이어 외국계 은행으로선 두 번째로 개인신용대출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우린 투자은행으로 간다
씨티은행, HSBC와는 달리 JP모건, ABN암로, BOA, UBS, CSFB 등 상당수 외국계 은행들은 국내에서 채권인수, 유가증권수탁ㆍ파생상품 등의 투자은행업무를 강화하고 있다.
리스크가 높은 국내 기업 여신을 늘려 신용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는 리스크가 없는 수수료 수익으로 이익을 올리겠다는 복안.
오는 10월 JP모건체이스은행ㆍJP모건증권ㆍJP모건선물회사 등 3개 회사로 통합되는 국내 JP모건 체이스 그룹은 ▲투자은행업무(M&Aㆍ주식, 채권인수) ▲리스크관리 ▲파생상품 등 세일즈업무 ▲주식중개업무 ▲선물거래소 중개업무 ▲대출업무 ▲펀드관리업무 등 7개 영역으로 나눠 조직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투자은행 업무에 뛰어들 예정이다.
그동안 유니버설뱅킹을 추구해오던 ABN암로 서울지점도 올들어 투자은행 체제를 갖추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BN암로는 산업별 전문가 양성 등을 통해 프로젝트파이낸싱 및 외환거래 쪽으로 업무를 확대할 계획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역시 종전 기업금융 분야는 그대로 유지하되 파생상품 및 외환거래 등의 캐피탈 마켓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중이다.
UBS는 국내 기업여신을 축소하고 그동안 해오던 수수료 수익을 위한 인수업무를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UBS 서울지점은 전세계에 구축된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채권, DR(주식예탁증서)발행 등 인수업무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아왔다.
CSFB은행도 올해 채권투자업무를 더욱 확대하고 국내 원ㆍ달러 스왑시장에 맞는 금융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시장 잇따라 진출
외환위기 이후 발길을 돌렸던 외국계 은행들이 올들어 국내 금융시장을 찾고 있다. 올들어 지점을 설치한 곳은 미국계 스테이트스트리트 은행과 이란의 멜라트 은행 등 2곳.
이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무역 및 기업금융에 특화하거나 자회사를 통해 사무수탁(fund administration)업무에 진출하기 위해 지점을 신설했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국내에 사무소를 개설한 스테이트 스트리트은행은 자산규모 6백9억달러로 미국내 20위, 세계 1백17위인 기업금융 전문은행.
스테이트 스트리트은행은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을 위한 외환거래 부수업무와 무역금융 및 연기금운용 관련업무 등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또 이 은행과 외환은행이 합작 설립한 사무수탁 전문회사 KEB스트리트가 투신사나 투자자문사가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 산출과 유가증권 대여 등의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란 정부가 소유중인 멜라트 은행도 한국과 이란의 무역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있다고 판단, 국내에서 신용장(L/C)관련 업무 등 무역금융 부문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밖에 RZB오스트리아 은행은 서울사무소를 열고 한국시장 탐색에 들어가며 캐나다 도미니언 은행도 서울 사무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김민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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