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채권시장에서는 금리수준이 상승(채권가격 하락)하는 약세흐름이 나타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주 대비 0.14%포인트 상승한 5.84%로 마감됐다. 채권시장의 화두가 그동안 국제 유가의 움직임에 따른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사이에서 결정되던 흐름에서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라는 새로운 변수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신용위험이 없는 국채와 은행들이 발행하는 은행채간의 금리차이(은행채 스프레드)가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채권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단기 은행채로 볼 수 있는 3개월 CD금리(14일 현재 5.79%)는 지난 7월부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국고채 3년물 금리(5.84%)를 압박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산업은행발행 채권(6.61%, 1년물)과 통안채(5.94%)간의 금리차이도 8년래 최대수준인 0.67%에 달하고 있다. 이제는 은행채 스프레드를 중심으로 하는 크레딧 스프레드에 대한 전망에 따라 채권시장 전반에 대한 단기전망을 달리해야 할 시점으로 보여진다. 최근의 은행채 스프레드 확대현상은 국내 은행권의 신용위험 증가보다는 그 동안 누적된 은행채의 발행이 한계에 도달한 데에 따른 은행권의 유동성 부족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인상된 예금금리를 앞세워 은행권이 유동성 부족을 해소했던 이전과는 달리,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금리의 하락으로 인해 예금확대를 통한 자금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달라진 환경이라 볼 수 있다. 결국 현재의 은행권 자금 부족현상은 예금금리 인상과 더불어 은행들의 대출 축소가 병행돼야 해결될 것으로 보여진다. 여러 해 동안 공격적으로 자산을 확대한 은행권이 그 동안의 영업관행을 전환하는 데에는 다소간의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까지는 은행채를 중심으로 하는 크레딧 스프레드의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며 이에 따른 영향으로 국채금리도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진다. 은행권의 대출 축소가 가시화될 연말 에는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며 채권시장의 강세흐름이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강진원 KB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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