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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 대모’ 구달 안방찾는다
입력2003-12-15 00:00:00
수정
2003.12.15 00:00:00
김희원 기자
`침팬지의 대모`로 불리는 제인 구달이 국내 방송에 출연한다.
KBS 1TV `환경스페셜`(오후10시)은 17일 `제인 구달, 그녀가 본 침팬지와 인간`을 송년 특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이 시간에는 최근 한국과학문화재단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제인 구달이 스튜디오에 출연, 동물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
칠십평생 중 43년을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보낸 제인 구달은 야생 침팬지에 관한 실증적인 연구로 잘 알려진 인물. 야생 침팬지 세계에 최초로 들어가 이들이 도구를 사용할 뿐 아니라 `0`의 개념을 이해하며 심지어 유머감각까지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제인 구달은 인간만이 사회적 관계를 갖으며, 사고하고 느낄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기존 통념을 뒤엎는데 성공한다.
구달은 프로그램에서 엄마 침팬지가 사망한 뒤 같은 자리에서 따라 죽은 새끼 `플린트`, 엄마의 육아법을 모방하며 자라나 가장 세력이 큰 암컷이 된 `피피`, 힘은 약하지만 깡통을 훔쳐 시끄러운 소리를 낸 덕에 두목에 오른 `마이클` 등 다채로운 사고를 보여주는 침팬지 세계를 소개할 방침이다. 입을 맞추고 등을 두드리며 껴안는 등 침팬지들이 사회적 관계 유지를 위해 취하는 비언어적 행동들도 공개된다.
침팬지들은 때로 잔인한 영역전쟁을 치르기도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적은 단연 인간이라 할 만 하다. 인간과 유전학상 구조가 99% 일치한 덕에 동물 임상실험의 단골 대상이 돼 왔으며 잇따른 개발과 벌목으로 열대림이 사라져 침팬지 숫자 역시 급감하고 있다. 이밖에 식용을 위한 사냥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10살 때부터 자연사랑의 꿈을 품어왔다는 제인 구달은 “자신이 매일같이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걸 명심하면 된다“면서 “여러분이 변하면 모두가 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며 좀 더 윤리적인 태도로 자연을 바라볼 것을 호소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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