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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 월트 디즈니의 시너지 경영

서울경제신문·LG경제연구원 공동기획1923년 캔자스시티의 광고만화와 광고판을 그리는 조그만한 스튜디오에서 출발한 월트 디즈니(WALT DISNEY CO.)는 1928년 미키마우스의 탄생과 함께 사업토대를 갖추기 시작, 1997년 매출액 225억달러에 이르는 세계 최고의 엔터테인먼트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디즈니랜드, 월트 디즈니월드 등 테마파크의 운영과 영화제작외에도 비디오, 방송, 호텔체인, 캐릭터, 출판, 음반, 소매점, 외식 등의 분야에 진출하고 있으며, 1984년 아이스너회장의 취임이래 매년 20%를 상회하는 높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1995년 포츈지에 의해 미국 엔터테인먼트기업중 재무상황과 경영관리 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기업으로 선정되었으며, 마이클 포터교수는 월트 디즈니를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최적의 사업구조를 갖춘 미래형 기업의 전형으로 제시했다. 월트 디즈니는 1980년대초반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에 직면했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헤임과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있는 테마파크의 입장객 수가 수년간 지속적으로 격감했고, 디즈니 스튜디오의 흥행 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특히 영화흥행 수입은 1970년이래 최저 수준인 4,000만달러에 그쳐 헐리우드 7대 메이저 스튜디오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플로리다주 EPCOT센터의 건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6억달러이상 더 소요됨에 따라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부채를 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시급한 보수와 확장이 필요한 기존 테마파크에 대한 투자를 대폭 축소할 수 밖에 없었고, 테마파크 활성화를 위한 호텔 투자 계획도 계속 유보할 수 밖에 없었다. 매출부진과 수익감소라는 외형적 부진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월트 디즈니의 끊임없는 성공의 배경으로 여겨졌던 신선하고 독창적인 회사 이미지가 퇴색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한때 월트 디즈니의 상징이자 힘의 원천이었던 창조적 열정이 회사내에서 사라져버렸다. 그 결과 월트 디즈니의 성장잠재력이 퇴색되면서 1984년 월스트리트의 호황속에서도 월트 디즈니의 주가는 급락하게 되었다. 1984년 9월 총체적 위기상황을 인식한 월트 디즈니의 이사회는 파라마운트사의 성공을 이끌었던 창의적 재능을 가진 마이클 아이스너와 워너사의 전임 사장으로 재정전문가인 플랭크 웰즈를 월트 디즈니의 회장과 사장으로 임명, 위기 타개를 위한 기업회생에 나서기 시작했다. 월트 디즈니의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아이스너와 웰즈는 디즈니사가 무궁무진한 성장 가능성을 가진 회사라는 인식에서부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나서기 시작했다. 피노키오, 백설공주, 환타지아 등과 같은 영화 필름에서 TV 프로그램 「디즈니 환상의 세계(WONDERFUL WORLD OF DISNEY)」에 방영되었던 단품에 이르기까지 창업자로부터 물려받은 보물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올랜도지역에 소유하고 있는 2만8,000에이커의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개발초기의 부동산이 향후 도약의 밑거름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즉 월트 디즈니의 새로운 경영진은 회사의 핵심역량이 고전 영화 및 애니메이션 영화, 부동산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자산을 바탕으로 한 영화와 테마파크 사업에 있음을 인식하고, 이를 중심으로 한 시너지 경영을 위기 타개의 핵심으로 인식했다. 아이스너와 웰즈는 창업자로부터 물려받은 자산에 자신들의 창의적 사업 아이디어를 더함으로써 본격적인 월트 디즈니 재건에 나섰다. 본업을 강하게 아이스너는 월트 디즈니를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수입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테마파크사업의 경영을 개선시키는 일부터 시작해야한다고 판단, 테마파크에 월트 디즈니의 창의성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할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테마파크사업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입장료, 음식물 및 기념품 판매 등 확실한 현금 수입원을 갖고 있어 아이스너와 웰즈가 구상하고 있는 시너지 경영을 통한 사업 확장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테마파크의 침체는 디즈니랜드류 테마파크의 신선한 이미지가 퇴색되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디즈니랜드 스타일이 아닌 헐리우드를 배경으로 하는 독립된 테마파크(스튜디오 투어)를 건설하고 기존의 테마파크에 새로운 창의력을 가미하여 돌파구를 찾고자 했다. 이를 위해 디즈니사는 스타 워즈의 흥행 감독인 조지 루카스를 거액을 들여 스카우트하여 스타 투어, 캡틴 EQ 등 새로운 놀이시설의 제작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대규모 투자와 위험이 수반되는 개척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테마파크내 음료, 필름 등에 대한 독점판매권, 점포개점권 제공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코카콜라, 코닥, 파빌리온, 델타항공 등 많은 기업들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아이스너 취임 2년만에 이러한 스폰서 계약에 의한 수입이 1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1987년 스타 투어, 캡틴 EQ 건설 등에 약 3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최고급 놀이 시설인 스플래시 마운틴(SPALASH MOUNTAIN)을 착공했다. 그 결과 월트 디즈니의 3개 테마파크의 총 입장객 수가 1987년 3,600만명으로 1984년에 비해 500만명이상 증가했다. 테마파크의 전체 수입은 3배 이상 증가한 5억4,800만달러에 달했고, 아이스너의 취임당시 18%까지 떨어졌던 이윤율이 30%로 크게 증가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매년 새로운 현금유입이 11억달러이상 늘어나면서 관련 사업부문으로의 확장을 추가적인 부채 부담없이 순조롭게 추진할 수 있게 되었다. 자산 활용을 극대화 새로운 경영진은 영화부문에서 영화제작과 극장 흥행만을 고집해왔던 디즈니의 타성을 깨뜨리고 비디오, CATV, TV 신디케이션시장 등의 분야로 다각화해나감으로써 자신들의 사업영역을 넓히고 사업간의 시너지 효과를 모색하였다. 아이스너는 디즈니의 자료실에 쌓여 있는 월트 디즈니의 많은 영화 필름들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가를 강조하였다. 디즈니사는 수십년동안 제작한 23편의 장편 만화영화, 500여편의 단편 만화영화, 123편의 극영화를 고스란히 보관만 하고 있었다. 파라마운트, 워너 브라더스 등 다른 헐리우드의 영화사들이 자신들의 영화를 비디오로 판매하면서 매년 4억달러이상 수입을 올리는 동안 디즈니사는 신작 영화를 중심으로 수천만달러정도의 수입만을 거두고 있었다. 아이스너는 1980년대부터 시작된 베이비붐과 VCR의 보급 확대가 디즈니사의 묻혀진 자산을 빛을 발하는 보물로 만들어 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하였다. 지금까지 회사를 지탱해왔던 독점 판매권을 상실하게 되고 제작물의 극장 흥행에 막대한 지장을 줄 것이라고 우려하는 내부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사용하지 않는 자산은 자산이 아니다』라고 설득하며 시장에의 발빠른 대응을 추진하였다. 가격정책의 잘못으로 비디오 「피노키오」가 참담한 실패를 보았으나, 이어 1986년 발매한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가 120만개이상 판매되는 대성공을 거둠으로써 극장개봉 수익의 2배를 상회하는 2,000만달러이상을 단기간에 벌어들였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비롯하여 창고속에 오랫동안 쌓여있던 고전 애니메이션 영화 6편은 비디오 카세트로 발매되면서 500만개이상이 프로모션을 통해 팔려나가는 엄청난 성과를 보였다. 1985년10월부터 비디오 카세트와 마찬가지로 디즈니의 고전영화와 TV 프로그램물을 중심으로 「디즈니 매직 원」이라는 신디케이션 패키지를 시작하여 신디케이트 배급을 통한 수입원을 만들어 내었다. 이와 함께 침체를 면치못하고 있던 케이블 TV 디즈니채널을 활성화하기 위해 테마파크를 포함한 디즈니 전 계열사가 공동 판촉을 전개하였다. 마침내 1988년 월트 디즈니의 영화부문의 수입이 10억달러를 넘어섰고, 수익은 30%를 상회하였다. 3편이 1억달러이상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제작부문의 성공과 함께 주목되는 것은 홈 비디오, TV 신디케이션, 케이블부문의 수입이 디즈니 스튜디오의 총매출의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즈니사의 TV 신디케이션은 사업개시 3년만에 2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입을 올렸으며, 케이블TV의 디즈니채널도 가입자수가 400만명을 넘어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시너지영역은 철저히 키워 아이스너와 웰즈는 창업자 월트가 생전에 추진했던 미래 도시의 구상을 구체화한 척 콥의 사업계획(올랜도에 1만개의 콘도와 아파트, 산업공원 건설)을 단호히 거부하고 디즈니사가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EPCOT센터 다음으로 건설할 것은 콘도와 산업공원이 아니라 호텔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랜드 플로리디안」이라는 대규모 호텔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에 따라 900실규모의 리조트 호텔과 2,100개의 객실을 갖춘 일반 호텔이 빌리지내에 건설되었다. 테마파크와 연계한 호텔의 건설을 통해 고객들을 디즈니사의 손아귀에 잡아두었으며, 60%에 육박하는 고수익이 보장되는 호텔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입원을 확보했다. 또 1987년 디즈니 기념품, 비디오 카세트 그리고 의류 등과 관련된 캐릭터사업의 전개방향을 전면적으로 수정하기로 했다. 캐릭터 사용료를 수수하는 방식으로도 디즈니사의 전체 수익의 20% 정도를 차지할 만큼 매력적인 사업부문이었으나 전통적인 사업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기로 했다. 로열티 수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즈니 상점을 직접 운영하기로 하고 자체의 독자적인 상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989년 50여개의 디즈니 상점을 개점하게 되었으며, 총 5,000만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하여 순이익만 약 1,500만 달러에 달했다. 관련 분야로 사업 확장 1987년 아이스너의 개혁 프로그램이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게 되었다. 영화사업의 흥행수입도 큰 폭으로 증가하였고 비디오, 디즈니 상품, 호텔 부문의 매출과 수익도 대폭 신장되면서 월트 디즈니는 자신의 부채를 탕감해 나갔을 뿐아니라 수억달러에 이르는 여유 자금을 갖게 되었다. 플랭크 웰즈를 중심으로 철저한 경영관리시스템(20-20 재무계획; 각 사업부문별로 20%의 수익증가와 20%의 ROE 달성 목표)을 운영하면서 성장속도를 가속시켰으며, 이를 기반으로 1980년대후반 불어닥친 기업 인수·합병의 열풍속에서 호텔, 방송국, 음반분야로 사업을 확장시켜 나갔다. 디즈니사가 매입에 나서거나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기존사업에 얼마나 적합한가라는 기준에 의해 판단하였다. 월트 디즈니는 무한한 성장잠재력을 지닌 자산을 발굴, 활용하고, 자사의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하여 시너지가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개혁 프로그램을 효과적으로 추진함으로써 1990년대 흥행업계의 선두주자의 입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애니메이션 영화, 테마파크 등 주력 사업과의 연관성과 시너지 효과 창출 가능성이 큰 사업영역에 국한하여 집중 투자함으로써 투자효율성을 제고하고 사업의 조기 안정화를 추구하였으며, 핵심역량을 기반으로 한 견실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유지하였다. 아이스너의 지휘아래 월트 디즈니는 6년이란 짧은 기간동안 3배의 매출 성과와 8배의 수익성장을 실현함으로써 80년대 초반 무너져가던 디즈니의 신화를 재창조해낼 수 있었다. 시사점 과거 수십년간 핵심역량에 기반을 두지 않은 무분별한 사업다각화로 외형확장을 전개해 왔던 우리 대기업들은 IMF 위기와 함께 닥친 새로운 경영환경하에서 생존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경쟁의 패러다임이 변화함에 따라 일등을 할 수 있는 소수의 주력부문에 기업의 역량과 재원을 집중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일류 기업으로 존속할 수 없게 되었다. 현재의 지위까지 끌어 올렸던 비관련 사업부문들을 여하히 버리고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하여 시너지가 발휘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구축하는냐가 향후 기업간 우열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월트 디즈니의 시너지 중시 경영은 현재의 우리 기업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시작한 디즈니의 사업영역은 미키마우스, 백설공주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이용한 테마파크로 확장되었으며, 점차적으로 비디오, 방송, 출판, 디즈니점, 외식 등으로 넓혀갔다. 월트 디즈니의 계열사는 우리 대기업만큼이나 많고, 신규사업에의 진입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그러나 월트 디즈니는 사업간의 시너지를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신규사업 진출시에도 주력사업과의 연계성을 최우선 고려요인으로 삼고 있다. 80년대 초반 월트 디즈니가 총체적인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시너지 창출의 원천이 될 수 있는 핵심사업부문에서의 확고한 경쟁력의 기반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축적된 애니메이션 스킬과 콘텐츠는 월트 디즈니의 자산으로 체화되었으며,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우리 기업들은 견실한 사업구조 구축의 핵심이 되는 주력사업의 핵심역량 강화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주력사업의 핵심역량이 차별적으로 구축되어 있다면 이는 곧 미래의 자산인 것이다. 확고한 차별적 우위를 갖춘 주력사업을 기반으로 한 시너지 경영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집중경영, 시너지경영을 통한 전문기업화에 실패한다면 그 기업은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다. 曺 星 鎬 경북대 무역학과 졸업 경북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LG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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