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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관공사 '민영화의 힘'

만년적자에서 우량기업 변신<BR>작년, 4년만에 순익 400억 기록…사업다각화등 성장동력 확보나서


대한송유관공사가 민영화 4년 만에 미운 오리새끼에서 백조로 탈바꿈했다. 전국 1,081km에 걸친 송유관을 운영하며 한국 석유산업의 혈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송유관공사는 ‘공사’란 이름은 유지하고 있으나 사업효율성, 서비스 등 ‘소프트파워’는 확 달라져 민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산증인이 되고 있다. 송유관공사는 민영화 이전인 2000년까지 창립 이후 11년 동안 단 한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누적적자가 1,580억원에 부채가 6,589억으로 부채비율이 350%에 달했다. 그러나 2001년 1월 SK를 비롯한 정유사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인수하며 민영화된 송유관공사는 우량기업의 반열에 올랐다. 민영화 첫 해인 2001년, 전년 보다 적자 폭을 200억원 가량 줄였고 2002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19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사업다각화와 비용 줄이기 등 민영화 1기 구조조정을 끝낸 송유관공사가 최근 집계한 지난해 성적표는 매출 1,322억원, 순이익 407억원. 이를 민영화 전인 2000년(매출 853억원, 순손실 286억원) 실적과 비교하면 민영과 공영의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송유관공사의 변화를 이끈 힘도 민간이었다. 2001년 민영 송유관공사의 키를 잡은 SK 출신의 조헌제 사장은 30여년 간 석유 및 물류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강도 높은 사업재점검에 착수했다. 조사를 통해 조 사장은 핵심사업인 송유관 운영 과정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을 발견, 이를 개선해 2000년 1,139억원에 달하던 송유비용을 지난해는 767억원으로 33% 줄일 수 있었다. 조 사장의 한 측근은 “지금 1명이 할 수 있는 일을 민영화 전에는 2명이 하고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인력감축을 인위적으로 하지도 않았다. 외주용역을 주던 송유관 유지보수를 자체적으로 시행, 일부 인력은 보직 전환했다. 분당 본사 건물을 연수원으로 리모델링해 대기업 등에 임대해주는 인력개발 사업도 새로 시작, 남는 인력을 흡수했다. 송유관공사는 민영화 4년을 통해 체질개선이 확실해졌다는 판단 아래 올 해부터는 자동차케어(Care) 서비스와 식품사업 등 본격적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사’ 딱지를 떼는 것도 회사 CI(기업이미지 통합) 차원에서 신중히 고려중이다. 조헌제 사장은 “올해 변화와 혁신을 한층 강화해 세계적인 종합 물류회사로 도약하는 원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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