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투자자들이 코스피지수 1,700대 초반을 바닥권으로 여기고 투자를 더욱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3개월 전에도 1,700대 초반에서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이 대거 유입돼 지수 상승의 발판이 마련됐던 만큼 이 같은 흐름이 재현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자산운용협회와 굿모닝신한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국내 주식형 펀드로 1,938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12일은 코스피지수가 무려 42.31포인트 하락해 1,739.36포인트로 장을 마감하며 석 달 만에 가장 낮은 지수를 기록한 날이다. 이로써 12일을 기준으로 5거래일 중 4거래일간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 순유입이 이뤄졌으며 4,375억원이 펀드로 몰렸다. 이 같은 흐름은 3개월 전 지수가 1,700대 초반을 보였을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코스피지수가 1,700대 중반을 기록했던 4월 중순 당시, 4월16일을 기준으로 6거래일간 무려 9,546억원이 국내 주식형 펀드로 쏠렸다. 1조원에 육박하는 ‘실탄’을 바탕으로 4월 중순 이후 코스피지수는 줄곧 상승곡선을 이어가며 한 달 만인 5월19일에 1,900선을 탈환했다. 물론 그때는 3월 중순 이후 한 달 만에 200포인트를 회복한 뒤 숨고르기에 나섰던 때라 지금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 기술적으로도 그때와 달리 지금은 여전히 2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며 하향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흐름으로 볼 때 현 지수대를 바닥으로 인식하고 들어올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언제라도 주식형 펀드로 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단기부동성 자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이틀간 무려 2조원이 넘는 자금이 흘러와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집중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안정균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들어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투자자들이 저가매수로 대응하는 것은 과거와 달리 장기적 안목으로 펀드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현재의 인플레이션 위기를 낙관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현 지수대는 섣부른 환매보다는 저가분할매수전략을 취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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