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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발전하려면

지난 11월28일 국내 최초로 개발된 액체추진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그동안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우주개발사업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로켓기술은 선진국에서 수출제한 품목으로 묶여 기술이전이 불가능한 기술 중의 하나로 이번 발사성공으로 오는2005년까지 100kg급 저궤도 소형위성 발사체를 개발하는 능력 제고에 청신호를 보여줬다. 정부는 21세기 무한경쟁시대에 정보통신ㆍ환경ㆍ지리정보시스템 및 국가안보 등의 인프라가 되는 위성 및 로켓 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본격적인 우주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한 나라의 우주개발능력은 경제력ㆍ과학기술력 및 국가안보 등 총체적 국력을 대외적으로 가늠하는 상징적인 척도가 되고 있다. 특히 현재 진행 중인 정보기술(IT) 혁명을 위해 우주는 지상의 정보통신 인프라와 보완관계를 유지하면서 핵심적인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우주가 정보의 디지털화ㆍ멀티미디어화 및 이동화의 흐름 속에서 사회 인프라로서 국민생활의 질적 향상을 위해 공헌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주산업은 바로 정보화시대가 요구하는 통신ㆍ전자ㆍ반도체ㆍ컴퓨터ㆍ제어 그리고 정밀가공기술 등이 종합적으로 필요한 통합기술이기 때문에 위성이나 로켓의 개발은 한 나라의 기술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하다. 우주개발사업의 경우에 발사체와 위성기술이 지난 40년여 동안 꾸준히 발전해왔지만 아직도 위성발사 실패율은 20%를 상회하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우리의 우주개발사업은 아직 실패한 적이 없다. 그러나 실패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 이번 액체추진로켓의 성공적인 개발을 계기로 2015년까지 우주항공국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하부구조의 구축 및 발상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첫째, 정부 주도하에 수행되는 우주개발 프로그램은 기술개발이 주된 목적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실패를 전제로 하는 개발사업도 용인하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하겠다. 물론 실패를 포용할 경우 많은 개발비를 투자하는 우주개발사업에서 연구자가 나태해질 수 있는 우려가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전문가에 의한 철저하면서도 지속적인 감리를 수행해야 한다. 둘째,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우주개발사업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정부 내에 큰 그림을 그려줄 수 있는 실질적인 전문가 그룹이 있어야 한다. 이들은 우주개발에 관한 중요정책을 수립하고 기획하고 부처간의 역할을 조정하며 효율적인 예산활용을 지향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우주개발사업은 다른 기술개발사업과는 달리 투자에 대한 회수기간이 상당히 길기 때문에 민간기업이 참여를 꺼리는 분야이다. 이제 우리 민간기업의 우주산업 참여는 유아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를 독려해줄 수 있는 배려가 아쉽다. 넷째, 우주개발사업은 천문학적인 예산과 기술 및 인력이 필요하고 장기간의 개발소요기간이 요구되는 특징이 있다. 특히 로켓과 위성사업은 미사일과 군사정찰위성의 개발과 같은 국가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치적 논리에 의한 것이거나 또는 일과성이 아닌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개발ㆍ투자만이 우주개발을 성공적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미국의 경우에도 비용문제 때문에 2개월에 한번씩 발사하는 우주왕복선에 대한 비판이 자주 일고 있는데 이런 정도의 예산이면 국민의 보건복지에 투자해 많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주왕복선 발사에 의한 파생효과는 엄청나기 때문에 아직 우주왕복선 발사를 중지시킬 만한 여론은 형성하고 있지 못한 듯하다. 마지막으로 단순구매 방식으로 운용 중인 무궁화통신위성을 제외하고는 기껏해야 2~3년에 위성 1기씩 제작하는 현실 하에서는 절대로 우주분야의 산업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우주산업기술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민간이 주도하는 위성 프로그램의 숫자가 어떤 '임계수치' 이상, 즉 '규모의 경제'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주산업은 다른 일반 산업과는 달리 엄청나게 차별적인 투자 및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이러한 문제를 풀 수 있는 방안은 일본이나 중국의 경우처럼 우주개발에 대한 현재의 투자를 증가시키거나 유럽우주기구(ESA)처럼 아시아 국가간의 가칭 '아시아우주기구'를 만들어 각 국가별ㆍ산업수준별로 특성화를 이뤄 경제성 있고 시장환경에 걸맞는 우주산업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장영근(한국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 교수)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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