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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빅딜] 일본 미쓰이 딴죽에 '비틀'
입력1999-08-04 00:00:00
수정
1999.08.04 00:00:00
손동영 기자
유화빅딜은 충남 대산단지에 공장을 갖고 있는 현대석유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이 통합한 후 통합법인에 일본 미쓰이의 자본을 끌어들인다는 내용으로 추진되었다.그러나 미쓰이가 당초 15억달러(약 1조8,000억원) 수준으로 기대했던 통합법인 출자 규모를 5,000억원으로 줄이고 나머지 1조3,000억원을 중장기 대출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내 채권단이 출자전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면서 유화 빅딜이 비틀거리고 있다. 특히 삼성석유화학측은 자기자본만 1조8,000억원이 넘는 통합법인을 미쓰이가 5,000억원에 인수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빅딜을 원점으로 돌리고 독자생존하는 길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유화업계는 빅딜 무산가능성에 점차 무게를 두고 있다.
◇미쓰이의 요구사항= 오는 10일께 최종 투자제안서를 낼 계획인 미쓰이는 5,000억원 규모의 지분 참여를 하는 대신 5,000억원 규모의 대출금 출자전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와 삼성·미쓰이·채권단 등이 모두 25% 안팎의 지분을 갖게되는 셈이다. 당초 약속한 15억달러 중 나머지 1조3,000억원 가량은 중장기 대출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미쓰이는 또 경영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영업권과 원료구매권 등을 갖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이미 지난해 말 출자전환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타 업종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고 출자전환을 외자유치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행위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것. 이런 입장에는 아직 변화가 없다. 다만 기준(奇浚) 통합추진 본부장은 『2조원이 들어온다는데 채권단이 출자전환을 마다할 이유가 있느냐』고 밝혔다.
◇현대와 삼성의 입장= 4개월간 실사를 벌였던 아더D리틀(ADL)과 세동회계법인이 본 양사의 기업가치는 2조1,480억원과 1조5,840억원. 반면 2개월 미만의 짧은 시간 동안 실시된 미쓰이의 실사에서는 양사의 기업가치가 1조원대로 나왔다. ADL과 세동의 실사 결과에도 불만이였던 양사가 미쓰이의 실사 결과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은 미쓰이의 통합법인 참여의지 자체를 의심하는 쪽인데 비해 현대는 대안이 없다며 현실을 인정하자는 편이다.
삼성은 특히 장기저리라는 1조3,000억원 차관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엔 차관의 금리가 1~2%대의 초저금리라지만 환위험 회피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 금리는 7%대로 치솟는다는 분석이다. 결코 저금리가 아니며 결국 빚얻어 빚갚는 데 불과하다는 얘기.
반면 현대는 지난 1년여 동안 끌어 온 사안인 만큼 당사자간 협의를 통해 최선의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절충의 여지가 충분하고 미쓰이측의 참여의사도 확고하다는 게 현대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손동영 기자 SON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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