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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라운드] 기대·우려 동시에 '절반의 승리'

■ 협상 성과및 후속대응 한국은 이번 WTO 협상에서 반덤핑 분야에서는 전리품을 챙겼지만 농업분야에서는 방어선 사수에 실패해 '절반의 승리'에 그쳤다. 하지만 우리의 협상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또 협상 타결 그 자체가 우리에게 실보다는 득을 많이 가져다 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나름대로 성과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각료회의는 세계 무역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뀌는 신(新) 질서 창조의 서막에 불과하다. 뉴라운드를 출범시킴으로써 나아가야 할 커다란 방향과 목표에만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세부협상은 이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초부터 중국과 대만을 포함한 144개 회원국들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본격적인 실무협상에 돌입하는 것. 여기에서 관세율 인하폭과 시장 개방폭, 개방 시기 등 실질적인 규칙(rule)이 정해진다. 시간이 많지 않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정부가 겪어야 했던 협상력 부족과 정보력의 취약 등으로 인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다 철저한 준비와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협상의 평가와 후속 협상 내용을 살펴본다. ◇'절반의 성공' 3차 각료회의=한국은 이번 협상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틈바구니에 끼여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에 쌓인 적인 한두번이 아니었다. 선진국의 강력한 위세와 다수 개도국들의 공세에 밀려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곤란을 겪은 적이 많았다. 농업분야 협상이 대표적인 예. 우리 정부는 점진적인 개방을 의미하는 'progressive'라는 문구를 넣겠다고 끝까지 주장했지만 그 의견은 철저히 무시됐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첨예한 의견대립을 보인 분야에 대해서는 브래킷([ ])을 치고 그 내용을 작성해 타협의 길을 모색했던 것에 비추어 보면 우리의 주장은 문구 어디에도 없다. 이번 회담에서 두드러진 특징중의 하나는 개도국들의 공세가 예전보다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선진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된다는 측면에서 우리에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들의 입지가 더욱 강화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그래도 위안을 삼을 수 있는 것은 반덤핑분야다. WTO가 반덤핑 제소를 남발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새로운 다자간 협상을 개시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함으로써 지금까지 미국이 슈퍼 301조 등을 내세워 힘으로 막아 국내 제조기업들이 이유없이 당하는 피해는 크게 줄어들게 됐다. ◇관세인하 폭과 개방 정도가 후속협상의 관건=부문별로 후속 협상이 시작되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농업분야다. 우리 정부가 계획한 바를 거의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향후 농업 협상에서 과연 얼마나 이를 만회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만회여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관세 인하폭을 최대한 낮추고 개방시기와 개방폭을 우리측에 유리하게 이끌어가느냐의 여부다. 관세율에 대해서 우리 정부는 지난 우르과이(UR) 협상에서 체결했던 것처럼 '평균 관세율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를 내려도 커다란 손해를 입지 않을 품목에 대해서는 관세를 조금만 내려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진국들이 이를 좌시하지 않고 농산 품목별로 인하폭을 정할 가능성이 커서 어떻게 이를 설득시킬 수 있느냐는 점이다. 서비스 분야는 관세율보다는 개방 폭과 시기가 중요한 향후 협상 내용이다. 법률ㆍ의료 등 각종 서비스 시장을 얼마나 개방하고 언제까지 개방을 할 것이냐는 점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송유철 박사는 "뉴라운드 출범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며 "관세율, 개방시기, 개방폭 등을 앞으로 협상에서 얼마나 우리에게 유리하게 끌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용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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