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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IM칩 개방' 업계 기피로 표류
입력2008-07-02 17:35:47
수정
2008.07.02 17:35:47
이달부터 허용불구 호환단말기 출시 안돼 서비스 지연<br>업계선 "실효성 없는 제도 무리하게 시행" 지적도
이동통신사와 휴대폰 제조사의 놀음에 방송통신위원회가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USIM칩(가입자 식별칩) 개방 서비스가 표류하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가 지난 1일부터 SK텔레콤과 KTF 가입자가 USIM칩만 갈아 끼우면 휴대폰을 자유롭게 바꿔 쓸 수 있도록 허용했음에도 이를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가 전무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실제 서비스는 빨라야 이 달 말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가 7월부터 나오는 3G(세대) 단말기에 SKT와 KTF간 호환성을 갖추도록 했지만 망연동 등의 문제로 이달 말 혹은 다음달에나 새 휴대폰이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이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단말기를 내놓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서비스를 뒤로 미뤄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 이통사와 제조사들은 타사간 USIM 개방을 늦추기 위해 6월에 집중적으로 최신 휴대폰을 내놓았다. SKT는 상반기에 출시된 32종 가운데 9종(28%)을 6월에 선보였으며, KTF는 20종 중 6종(30%)을 출시했다. 특히 SKT의 경우 대만 HTC의 터치듀얼폰을 7월 중순부터 개인용으로 판매할 예정이지만 6월 30일에 기업용으로 500대를 공급함으로써 이를 피해가기도 했다.
업체들은 당초 9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책임을 방통위에 떠넘기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환경에서 실효성이 없는 제도를 방통위가 무리하게 앞당겨 진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확정된 사안이 미뤄지게 된 것은 업체들의 실제 속내가 USIM칩 개방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라는 지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USIM칩을 교체해 타사 단말기를 사용해도 통화, 문자메시지(SMS) 정도만 가능하고 이통사들의 수입원 중 하나인 부가서비스를 전혀 이용할 수 없어 통신업체들이 서비스 개시를 굳이 서둘지 않고 있다”며 “괜히 서비스를 서둘러 시작했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서비스가 활성화되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의지가 부족한 이상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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