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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카드영업 "갈수록 태산"

일부선 '결제실적'까지 요구…내부 직원들 불만높아


은행 카드영업 "갈수록 태산" 일부선 '결제실적'까지 요구…내부 직원들 불만높아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하나은행에 근무하는 김영우(가명ㆍ31)씨는 최근 후배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친구들은 물론 선후배들로부터 좋지 못한 말을 들어야 했다. 오랜만에 만나 안부를 물어보기 보다는 카드발급 신청서를 뿌리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김씨로서는 고육지책(苦肉之策)이었다. 자신에게 배정된 신규 카드 모집 할당량을 채우려면 대학은 물론 친하게 지내는 초등학교 동창들까지 모두 동원해도 부족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김씨가 근무하는 지점의 신규 카드 모집 할당량은 지난해 500장이었지만 올해는 1인당 할당량이 500장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카드 사업을 강화해 나가면서 은행 내부에서 회원 모집에 대한 불만이 들끓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신규 회원이 일정 금액 이상을 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라고 행원들을 채근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규 회원의 신용카드 결제 규모가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 아예 실적에 넣지도 않는다. 그래서 친구를 카드 회원으로 유치한 후 "매월 일정 금액 이상을 결제하라"고 부탁하는 촌극도 빚어진다. 일부 영업 현장에서는 노골적인 비교 마케팅도 동원되고 있다. 우리은행 일부 지점에서는 최근 대표 상품으로 홍보하는 '우리V카드'가 경쟁업체 카드에 비해 훨씬 유리하다는 내용의 표까지 제시해가며 고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 표는 ▦서비스고객혜택 ▦연회비 ▦특화서비스 ▦주유 ▦놀이공원 ▦영화 등 다양한 항목에서 우리V카드가 훨씬 유리한 것처럼 선전하고 있다. 주유 항목의 경우에는 우리V카드에는 할인내역이 상세히 적혀있는데 반해 경쟁사 카드에는 '할인 없음'이라고 표시해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우리V카드를 선택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다른 은행들도 마찬가지다. 국민은행 일부 지점의 경우 올 상반기 할당량이 700장에 달했다. 이는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0장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지점 인원이 20명 안팎이므로 1인당 카드 신규 유치량이 매월 6장에 달하는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에는 다른 상품들보다 카드 쪽에 더욱 드라이브가 걸린 상황"이라며 "올해는 개인별로 실적을 관리해가며 독려하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신한은행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점 규모와 고객 숫자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분기별로 300~400장을 할당량으로 지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카드 할당 판매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민원이 들어오고 있다"면서 "만약 실제 정황이 포착되면 영업을 정지시킬 수도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6/0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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