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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구리는 낙관파

제5보(77~100)


이 바둑이 두어지기 하루 전날. 기자 하나가 구리에게 물었다. “2연승을 거두고 있다가 2연패로 단판 승부가 되었는데 굉장히 긴장이 되시지요?” “네. 긴장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저보다 천야오예가 훨씬 더 긴장이 될 겁니다. 생각해 보세요. 그 친구는 기쁨, 감격, 안도감, 욕심 등의 복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있을 거예요. 저는 그저 정신 바짝 차려야 되겠다는 기분이에요.” 언제나 낙관적인 구리. 그는 어린 파트너의 심리를 꿰뚫어보고 있었다. 흑79가 수습의 맥점으로 흑83까지 흑대마는 무난히 안점되었다. 흑79를 두지 않고 그냥 참고도1의 흑1로 내려서면 백2로 꼬부리는 수가 필살의 단검이 된다. 백4, 6으로 천지대패. 이 코스라면 흑이 돌을 던져야 할 것이다. 흑85는 우상귀의 백과 우변의 백을 동시에 노리는 묘착. 백86으로 자중한 것은 최선이다. 백88이 놓인 시점에서 구리는 모처럼 장고를 했다. 10분이 지나도 착점을 하지 않았다. 옥득진에게 물어 보았다. “흑이 집으로 앞서 있는 것 같은데 왜 장고를 하는 걸까?” “흑도 작전의 기로예요. 집으로 약간 앞서 있지만 백도 좌변과 중앙에 상당한 잠재력이 있어서 흑도 장담할 수 없어요.” 구리는 15분만에 89로 삭감에 나섰다. 참고도2의 흑1도 좋은 수지만 백2로 뛰게 되면 A나 B에 약점이 있어서 흑이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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