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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아산만에서 또 한번 상식을 깨고 있다. 25일 현대제철은 “조수간만차가 크고 유속이 빠른 서해바다에 25만톤급 대형 선박을 접안시키기 위해 아파트 15층 높이인 33m의 안벽(岸壁)을 만들고 있다”며 “단일부두로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안벽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지난 84년 폐유조선을 이용해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해바다를 막아 서산간척지를 만든 것처럼 기존 상식을 극복한 방식이다. 총 투자비 1,800억원이 들어가는 현대제철의 부두공사는 오는 2008년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기존에 건설된 2개 부두를 포함해 4개 부두가 모두 완공되면 길이 1,240m, 부지 10만4,000평의 항만이 조성된다. 또 연간 2,300만톤 규모의 원료를 하역, 일일 원료 입고량만 6만3,000톤 수준에 이르게 된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건설 중인 10만톤급 부두와 20만톤급 부두는 현재 각각 52%, 46%의 공정률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최대 9.5m 수준의 서해안 조수간만의 차와 빠른 유속을 극복하기 위해 플로팅 독(Floating Dock)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플로팅 독 공법은 육상 제작장에서 케이슨을 제작하는 일반적인 방법과 달리 해상의 플로팅 독 위에서 케이슨을 제작한 후 바다 속에 진수시키는 방식이다. 4개 선석 부두의 안벽 축조에 사용되는 케이슨의 개수는 모두 76개. 케이슨 1개의 최대 무게는 1만500톤으로 30평형 아파트 80채, 쏘나타 9,500대 무게와 맞먹는다. 부두 건설에 사용되는 케이슨의 총 무게는 29만2,500톤으로 30평형 아파트 2,230채, 쏘나타 26만5,000대 규모에 이른다. 현대제철의 당진 부두는 임해 제철소 부두의 새로운 모델로도 주목받고 있다. 연속식 하역기를 설치해 기존 임해형 제철소의 단점이었던 환경오염을 최소화했기 때문. 연속식 하역기는 선박으로 운송된 제철원료를 하역기 내부의 구조물을 통해 벨트컨베이어로 이송하기 때문에 분진 발생이 없는 친환경 설비로 바람이 심한 임해형 제철소에서 철광석과 유연탄 등 제철원료 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현대제철의 한 관계자는 “이곳은 삼국시대부터 중국과의 교역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라며 “(부두가 완공되면) 당진이 새로운 해상운송의 중심으로 급부상할 뿐 아니라 일관제철소와의 시너지 효과로 한국 철강산업의 새로운 중심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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