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소극장 축제 '봄날은…' 등 봄 상징작품 선봬
| '봄날은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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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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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재촉하는 연극 두 편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4월 7일부터 대학로 소극장 축제에서 공연되는 ‘봄 날은 간다’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녀가 오누이가 되고 또 애틋한 그리움 끝에 부부의 인연을 완성하는 사랑의 힘을 보여주는 연극이다.
연극의 주인공은 어머니와 남매. 남사당패에서 만나 의남매를 맺은 남편과 결혼한 어머니는 남편이 데려다 놓고 떠난 한 아이를 친딸처럼 키운다. 고아원에서 보모로 일하던 어머니는 남편과 닮은 사내 하나를 아들처럼 키운다.
생면부지로 만나 오누이가 된 남매는 자연스럽게 가까워지지만 자신의 불행한 과거가 두 아이에게까지 이어질까 두려워하는 어머니는 남매 사이를 갈라 놓으려 애쓴다. 어머니를 원망하며 떠난 아들. 하지만 오랜 세월 지난 후 다시 돌아온 아들에게 어머니는 딸을 부탁한 뒤 세상을 떠난다. 부부가 된 두 오누이가 어머니 무덤이 있는 바닷가 찾는 것으로 무대는 막을 내린다.
백설희의 가요 ‘봄날은 간다’ 가사에서 최창근 씨가 영감을 얻어 쓴 창작희곡 ‘봄날은 간다’는 2001년 초연 뒤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남자 연기상, 무대미술상을 수상했다. 초연 5년 만에 연출가 최창근씨가 작품을 조금 손질해 다시 무대에 올린다.
2004년 서울연극제 무대 예술상을 수상한 심채선, 1994년 동아연극상 무대미술상 수상자 최순화, 극단 여행자의 음악감독 김은정, 재즈 보컬 정말로 등이 참여했다. 2002년 동아연극상 여자연기상을 받은 장영남이 아내 역을 맡고 남편에는 박상종 씨, 어머니는 중견 연기자 이용이가 출연한다. (02)741-3934
2월 8일 동숭동 아트센터 소극장에 첫 선을 보인 ‘그녀의 봄’은 당초 28일까지 무대에 올릴 예정이었지만 꾸준한 인기 덕에 4월 9일까지 공연 기간을 연장했다. 멜로 드라마를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그녀의 봄’은 통일 이후 가상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인간 군상들의 삶의 단편을 묘사한 사회성 강한 연극이다.
무대는 경제특구로 남북한 통일 시범지구인 경도. 남쪽 자본가와 북쪽의 군인 출신 조폭 두목이 호텔 소유권을 둘러싸고 싸움을 벌인다. 북을 저버리고 남으로 내려간 아버지에 충격을 받은 김철희는 목숨을 건 ‘룰렛’ 도박에 빠지고 남쪽 자본가 소지성의 여자 경호원이자 김철희의 옛 애인인 리원석은 김철희를 살려내려 애쓴다. 남에서 온 동성애자 한기주는 이런 김철희를 사랑한다. (02)762-9190
공교롭게도 두 연극의 제목에 모두 봄이라는 단어가 들어가지만 두 연극이 표현하는 봄의 상징적 의미는 조금 다르다. ‘봄날은 간다’가 가족의 따스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면 ‘그녀의 봄’은 한반도의 복잡한 정치적 실 타래 속에서 싹트는 한 움큼 희망 싹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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