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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투병 파병’ 입조심

여야 정치권은 미국의 이라크 전투병력 파견 요청에 대해 내년 총선을 의식, 찬반 입장 밝히기를 극도로 자제하면서도 `전투병 파병이 불필요하다`는 유인태 청와대 정부수석의 발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적절치 못했다`고 질타했다. 특히 한나라당은 유 수석의 발언이 파병에 대한 여론 떠보기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1차 파병 때보다 훨씬 심각한 국론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노무현 대통령이 빨리 결단을 내려 줄 것을 요구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는 17일 “청와대 내에서 각각 다른 얘기들이 나오는가 하면 대통령과 동전의 양면에 있는 정무수석이 전투병 보낼 필요 있느냐고 했다”면서 “대통령이 뒷전에 서서 책임있는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은 용서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에서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NSC 등의 공식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정무수석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며 “사견임을 전제로 했지만 정무수석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개인적으로 얘기할 수 있느냐. 여론을 떠보기 위한 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이만섭 의원도 “유엔 안보리의 결의에 따라 평화유지군의 형태로 요청한다면 고려할 수 있겠으나 아무리 동맹국이라고 할지라도 미국의 일방적 추가파병 요구에 쉽게 응해서는 안된다”면서 “정무수석이 사견운운하며 입장을 밝힐게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근태, 서상섭, 김원웅 의원 등 여야 의원 30여명은 “2차 파병은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파병 반대 성명에 대한 서명 작업을 벌이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반대 여론몰이에 착수했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1차 파병 때는 북핵문제가 걸려있었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정비되고 있는 시점이고 더구나 공병대나 의료부대 파병과는 달리 젊은이들의 생명이 걸린 전투병 파병은 안된다”면서 “청와대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국민들의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 국회가 완전하고 자유로운 크로스보팅을 통해 이를 저지해야 정부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동석기자 freud@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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