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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소비절벽'… 선제적 재정·통화정책 필요

[심층 진단] ■ 갈수록 얼어붙는 내수시장<br>카드 사용·휘발유 소비량 줄고 대형마트 매출 증가율 하락 뚜렷<br>세 혜택 종료 車판매 위축 우려 새정부 소비심리부터 살려야


연초부터 소비위축이 예사롭지 않다. 내수를 살리기 위한 각종 세금감면 혜택이 지난해 말로 끝난 데 이어 일부 업종의 영업정지, 물가상승 등까지 맞물리면서 이른바 '소비절벽'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당장 신용카드 승인액 증가율이 지난 2009년 초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둔화됐고 휘발유 소비량도 2008년 고유가 파동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꺾였다. 대형마트는 물론 백화점의 매출 증가율도 눈에 띄게 줄었다. 더욱이 지난해 4ㆍ4분기 경기를 지탱한 내구재의 '투톱'인 승용차와 스마트폰도 각각 세제혜택 종료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로 연초 부진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위축된 소비심리를 조기에 되살리지 못할 경우 '내수침체→소비위축→생산ㆍ투자감소→경기침체 장기화'의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재정부터 통화 등 기존과는 다른 정책방향으로 흐름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정책 스탠스를 크게 바꿔야 한다"면서 "재정정책은 새 정부가 들어서야 가능한 만큼 우선 선제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2월부터 시작된 소비위축…연초 소비절벽으로=보통 연말ㆍ연초는 소비가 가장 왕성한 시기다. 성탄과 연말ㆍ연초에 맞춘 소비가 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각종 소비통계를 보면 반대다. 실제로 16일 기획재정부가 파악한 지난해 12월 소매 분야 속보치를 보면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2011년 12월 대비 7.1%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09년 4월(7.0%) 이후 3년8개월 만의 월별 최저 증가율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2008년 12월에도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은 9.1%나 늘었다는 점에서 신용카드 소비는 확연히 줄었다.

대형 유통업체들도 매출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 12월 0.7%(잠정)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달인 11월에 9.1% 늘며 반짝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둔화한 것이다. 대형마트는 매출이 무려 5.9%나 줄며 석달째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2월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이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한 고유가 파동의 끝물인 2008년 10월(-9.0%) 이후 최대 감소율이다.

이런 흐름은 연초에도 이어지고, 특히 가전과 자동차 등 세 혜택이 끝나는 제품의 경우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동장군 때문에 일시적(?)…소비위축될 악재도 많아=정부는 12월의 소비침체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의 영향이 컸다고 분석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한파와 폭설로 대외활동이 위축된 영향이 컸다"면서 "소비 상황이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소매판매 증가율을 보면 전년 같은 달 대비로 지난해 8월(-0.4%)에는 감소했지만 9~11월에는 각각 2.3%, 1.9%, 3.9%로 회복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비가 더 위축될 악재도 많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가 2012년 말로 끝난 것이 가장 큰 부담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노후차 교체 세제 혜택 마지막 달인 2009년 12월에는 무려 81% 늘었다가 2010년 연초에는 판매 둔화를 겪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이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판매 위축은 내수의 추가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휴대폰시장도 좋지 않다. 영업정지를 맞은 LG유플러스는 이달 7~30일(24일간), SK텔레콤은 1월31일~2월21일(22일간), KT는 2월22일~3월13일(20일간)에 휴대폰 신규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다. 휴대폰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주택 취득세 감면도 끝나면서 부동산시장에는 냉기가 가득하고 지난해 말 아날로그 방송 중단을 앞두고 호조를 보였던 디지털TV 판매도 시들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인지 소비심리도 냉기가 흐른다. 한국은행이 조사한 12월 소비자동향지수(CSI)는 5개월째 기준치인 100을 밑돌았다. 특히 서울 거주자의 소비지출전망 CSI는 98로 2009년 3월(90) 이후 처음으로 100 밑으로 떨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민간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내수의 기여도가 0.8%에 불과했던 영향이 크다"면서 "새 정부가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을 구사해 소비심리부터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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